“불량 전자담배, 편의점서 팔면서 교환은 AS센터 가라고요?”

-‘제품불량시 고객이 직접 센터에 가 교환ㆍ수리’ 규정때문
-하지만 고객 항의시 편의점은 교환해줄 수 밖에 없는 현실
-일부 제조사는 불량제품 수거…그럼에도 소비자 불편 한계 존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취급하는 편의점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불량 제품은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통해서만 교환이 가능하지만, 구입처에서 직접 교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인 탓이다. 이에 편의점주들은 “제조사가 제품 파는 데만 혈안이 돼있고 사후처리는 나몰라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담배 아이코스(필립모리스코리아), 릴(KT&G), 글로(BAT코리아) 등은 구입 후 즉시 결함이 발견돼도 원칙적으로 구입처에서 교환이 불가능하다. 아이코스의 경우 지정된 플래그십 스토어(서울 가로수길, 광화문)를 방문해 교환 또는 수리받아야 한다. ‘릴’과 ‘글로’ 역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고객센터에 교환을 신청해 택배 수령을 받는 방법 중 택해야 한다. 구입처인 편의점 등을 통한 교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판매 현장에선 ‘사용도 안한 새 제품인데 구입처에서 당연히 교환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소비자가 상당수다. 제조사의 정책을 설명해도 대부분 수긍하지 못한다. 결국 편의점주는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 울며 겨자먹기로 새 제품을 내어주고, 불량 제품을 직접 교환받으러 센터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사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연초 제품 ‘히츠’ 이미지. [제공=필립모리스코리아]

전자담배를 취급하는 서울시내 한 편의점주는 “막무가내로 여기서 샀으니 여기서 바꿔달라는 고객과 맞서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며 “손님에게 욕은 욕대로 먹고 바쁜시간 쪼개서 교환 받으러 가는 것까지 해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점주는 “이쯤되면 제조사가 재고 가져가기 싫어서 점주들한테 떠넘기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점주들 사이에선 아이코스 제품 발주를 보이콧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점주는 “아이코스 교환 문제로 골치썩은 뒤부터는 예약판매를 하고 있다. 예약판매한다고 하면 보통 다른 제품을 사거나 다른 매장에 간다. 안 팔고 싶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매익률(마진)도 낮아 아쉬울 것도 없다”고 했다.

그나마 아이코스를 제외한 제품은 제조사 측에서 불량 제품을 수거해가는 경우도 있어 점주들의 불만이 덜한 편이다.

그럼에도 구매처인 편의점에서 즉석 교환이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한 소비자 불편과 소비자의 교환 요구에 번번이 규정을 설명해야 하는 편의점주의 난처한 상황은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이 7만~10만원대에 육박하는 고가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처에 즉시 교환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전자담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만큼 소비자와 판매처 모두의 편의를 배려한 사후서비스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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