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南北美 정상회담 획기적이나 너무 서두는건 아닌지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이란 파격적 구상을 내놓았다.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세계사적 일’이며 진전 상황에 따라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 판단이다. 2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들과 앞으로 이어질 회담들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핵과 평화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한다”는 의지도 함께 피력했다. 성사만 된다면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획기적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황 전개의 연속이다. 북한과 미국간 핵과 미사일 개발 및 실험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던 게 불과 두어달 전이다. 그러다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정상회담이 잉태됐고,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것같던 북한과 미국 정상간 회담마저 결실을 보게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북 또는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면 아예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실천적 결의’를 하는 구상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 그 구체적인 복안까지 마련해둔 듯하다. 이른바 ‘종전(終戰) 선언’ 방안이 그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북한 비핵화와 북미수교 같은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면 남측이 가세하는 3자 정상회담에서 항구적인 한국전 종전을 공식 선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남·북·미 정상 간 합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 핵과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한반도 문제를 ‘원 샷’에 풀어보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수긍이 가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같은 구상이 의도한 대로 진척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과감히 밀어붙이는 것은 좋지만 너무 서두르다가는 되레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만 너무 앞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않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주변에 봄 기운이 완연한 건 사실이나 꽃샘 추위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분위기는 좋아졌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설령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해도 그게 미국이 원하는 수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등의 문제다. 이 과정에서 조그만 틈새만 벌어져도 그동안 쌓은 탑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릴 수 있다. 지금은 큰 그림에만 치중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다음달 남북정상회담이 코 앞이다. 치밀히고 내실있는 준비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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