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간 금리역전, 복병은 따로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로 0.25%포인트 올라갔고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0%)를 웃돌게 됐다. 10여년만에 한미간 금리역전이 이뤄진 것이다.

금리 역전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예측 가능하다. 주요 변수는 외자 유출과 환율 상승, 그리고 대출금리 인상이다. 속단이나 간과는 금물이지만 대규모 외자유출의 우려는 현재로선 크지 않다. 과거에도 그랬다.

실제로 1% 미만의 금리차로 외국인의 한국 투자 이유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의 90%는 주식에 투자돼 있다. 그건 금리차보다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 경제 상황이 건실하고 기업 수익성이 좋으면 오히려 외자는 유입될 수도 있다. 나머지 채권 투자 자금도 썰물처럼 나가지는 않는다. 장기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국가별로 일정 비율씩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와 신용등급이 비슷한 나라들은 아직 우리보다 저금리다. 한반도 리스크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환율은 좀 더 낙관적이다. 혹시 일부 달러가 나간다해도 그 경우 환율이 오르고(원화가치 하락) 그건 수출 경쟁력에 유리하다. 게다가 최근엔 강 달러가 엔화 강세를 부르고 덩달아 원화도 힘을 받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영향을 받아도 유리하거나 중립적이란 얘기다.

한미간 금리 역전의 복병은 따로 있다. 바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GM과 금호타이어 사태,중소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산업 현안들이 매끄럽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ㆍ채권 자금의 동반 유출과 멀쩡하던 금융 및 외환시장의 타격을 불러올 수 있다.

가계부채 문제도 맥락은 같다. 호경기 속의 미국은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이어갈게 분명하다. 우리 금통위도 올해 1∼2차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우상향하고 대출금리도 따라 오를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에서는 현재의 추세라면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5%에서 5~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대출 금리 상승은 취약계층에 치명적이다. 내수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최악의 경제 불안요소가 된다.

한미간 금리역전은 올 것이 왔을 뿐이다. 예정된 일이었다. 느닷없이 당한게 아니다. 앞으로의 예상도 가능하다. 벌써 두번의 경험도 있다. 대응과 결과도 우리 손에 달렸다. 필요한 건 잠재적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다. 그걸로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게 경제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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