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개헌안, 동남권 자치단체장 엇갈린 반응

[헤럴드경제(부산ㆍ울산ㆍ경남)=윤정희ㆍ이경길 기자] 문재인 정부가 21일 지방분권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발표하자, 야권이 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동남권 지자체들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인 부산ㆍ울산ㆍ경남 자치단체장들은 21일과 22일 일제히 입장을 밝혔다.

먼저 부산의 서병수 시장은 지방분권과 관련해 ‘알멩이가 없는 속빈 강정’이라고 비유하고,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지방분권 개헌안은 지방분권을 향해 단계적 전진하는 발전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면서 “겉으로는 진일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라는 단서조항을 넣어 사실은 현행 체계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방분권의 핵심은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으로, 자치입법권의 핵심은 주민의 권리ㆍ의무, 질서위반에 관한 벌칙부과 등 중요 사항을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해야 함에도 법률의 위임(법률 유보) 없이는 어떠한 것도 지방정부가 정할 수 없도록 해 자치입법권을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자치재정권 역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치세의 종목ㆍ세율ㆍ징수방법 등에 관해 조례를 정할 수 있도록 해 법률 위임 없이 지방세 신설이 불가능해 현 체계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울산의 김기현 시장은 “시ㆍ도지사협의회 지방분권 헌법개정안보다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울산시는 “헌법 제 1조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고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위상강화와 지방분권국가 선언은 환영한다”면서도 “자치입법권 강화와 관련해 조례제정 범위가 일정부분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법률에 의해 조례제정의 범위가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시장은 “전국적 통일성을 위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고, 지역특성이 필요한 부분은 법률과 달리 정할 수 있어야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보장된다”고 지적했다.

자치재정권과 관련해서는 “자주재원의 확충은 과도한 중앙정부의 간섭과 의존에서 벗어나 지역이 꼭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근간이다”면서 “조례로 지방세의 종목과 세율, 징수방법 등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은 헌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의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개헌안에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고 명시한 것에 대해 “고무적이고, 국가사회적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며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집행기관’을 ‘지방행정부’로 명칭을 변경한 것 또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대행은 이어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던 것을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로 확대해 자치입법권이 확대되고, 지방세조례주의를 도입해 재정권의 확대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의 헌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 역시 특징적인 일이라고 했다.

아쉬운점도 피력했다. 이번 개헌안에 상하원제 개편이 빠진 점과 지자체 종류를 헌법에 명시하지 않은 점, 재정권 확대를 위한 공동세 등의 내용이 빠진 점을 미흡한 점으로 꼽았으며, 공동세 관련사안 역시 국회논의 과정에서 추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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