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재정 美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억만장자 대결로

일리노이 주지사 경선
일리노이 주지사 경선 출마자, 오른쪽이 민주당의 J.B 프리츠커

만성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가 ‘억만장자 대 억만장자’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경선 과정에 투입된 막대한 선거자금 규모를 추산하면서 2018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가 역대 미국 주지사 선거 가운데 “최대 돈 잔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미국 주요 언론은 전날 치러진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경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민주·공화 양당 승자들의 ‘부’(富)와 경선 비용에 초점을 맞췄다. AP통신은 재선 도전권을 따낸 공화당 소속 브루스 라우너 주지사(61)와 민주당 경선 승자 J.B.프리츠커(53) 두 사람이 이번 경선에 쏟아부은 선거자금의 합계가 1억2천만 달러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추세가 11월 본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2018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비용이 201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수립된 ‘최대 돈 잔치’ 기록을 충분히 깨고도 남는다”고 부연했다.

당시 제리 브라운(79) 주지사와 맥 휘트먼(62)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대결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두 후보는 총 2억8천만 달러(약 3천억 원)를 선거전에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정치판이 점점 더 부자들만의 놀이터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가 된 프리츠커는 유명 호텔 체인 ‘하얏트’의 유상 상속자 중 한 명으로 순 자산 규모가 35억 달러에 달한다.

시카고에 벤처투자사 ‘프리츠커 그룹’을 공동 설립하고 운영해온 프리츠커는 첫 공직 도전인 이번 경선에 무려 6천950만 달러를 쏟아부어 정치 명문가 출신 투자사업가 크리스 케네디(54), ‘서민 대표’를 표방하는 대니스 비스(40)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등을 가볍게 따돌렸다. 케네디는 이번 경선에 280만 달러, 비스는 450만 달러를 각각 투입했다.

일리노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 결과, 프리츠커 득표율은 45.1%, 케네디와 비스는 각각 24.4%·26.6%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프리츠커 승리의 또 다른 축은 민주당 기득권층의 적극적인 지지로, 부패의 상징 ‘시카고 정치머신’이 여전히 잘 가동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흑인과 노동자층을 집중 공략한 프리츠커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과거 부패 권력과 결탁하고 흑인 비하 발언을 한 정황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으나 당의 비호로 살아남았다.

공화당의 경우 라우너 주지사는 재선 도전을 위한 첫 관문을 가까스로 넘었다.

그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극우 보수 성향의 여성 정치인 진 아이브스(53) 주 하원의원과 접전을 벌인 끝에 51.3% 득표율을 거두며 2.6%P 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고 이민법 강화, 감세 정책 등을 주장한 아이브스는 예상외로 선전하며 48.7% 지지를 끌어냈다.

라우너 주지사는 2014년 ‘친(親) 비즈니스’, ‘반(反) 노조’, 감세, 선출직 공무원 임기 제한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주지사에 당선됐으나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측과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해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우너는 시카고에 사모펀드기업 ‘GTCR’를 설립하고 32년간 운영했으며, 투자회사 ‘R8 캐피털 파트너스’ 회장을 지냈다. 그의 과세 대상 소득은 작년 기준 9천100만 달러, 순 자산은 최소 7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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