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미화·영포티 논란…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드러난 불편함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연일 화제다. 당대 최고 스타라는 이선균과 아이유, 그리고 이지아를 출연 시키며 이미 방송 시작 전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기에 충격적인 폭력 신과 이를 미화하려는 듯 한 대사와 영포티를 암시하는 듯한 설정까지 곁들여지면서 오늘(22일) 오전 주요포털 실검 1위를 장식하고 있다.

전날 방송된 ‘나의 아저씨’에서는 극 시작 후 30여 분 간 대사 한 마디 없이 생활고에 찌든 모습을 보여준 아이유(이지안 역)의 연기에 찬사가 잇따랐다. 하지만 그런 이지안을 괴롭히는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 분)의 가학적인 폭행 신을 놓고는 시청자 게시판과 SNS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말들이 많다.

더구나 이러한 폭행을 자행하는 광일의 인물 설명에는 ‘지안을 더 괴롭힌다. 지안이 자신을 보게 만드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니까’라고 적혀 있어, 지안을 향한 괴롭힘과 가혹한 폭행이 사랑에 의한 것임을 미화시키는 듯한 뉘앙스를 남겨 충격을 준다. 또한 180cm가 넘는 장신의 남자가 작고 힘없는 여성을 상대로 가하는 무차별적 폭력행사 장면(드라마에서는 화면전환으로 처리)은 불편함을 넘어 범죄로까지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로맨스를 가장한 드라마 속 폭력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성 의식을 심어 준다는 데 있다. 강압적 행위에 대해 모든 여자들은 처음엔 반항하지만 결국 그 가해 남성을 받아들인다는, 판타지적 남성우월주의 문화를 공중파를 통해 고스란히 안방에 각인시켜 주는 것이다.

막장 드라마의 기본 얼개중 하나인 ‘좋아하는 여성을 향한 남자 주인공의 이유 없는 괴롭힘과 성폭행, 그리고 결국 둘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을 때 나타나는 잘못된 성 의식 중 하나다.

21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하고 있는 이선균(오른쪽)과 아이유.

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Me Too)’운동 역시 이런 잘못된 성 인식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드라마 제작자들의 성(性)에 대한 의식있는 성찰과 사회적 책임감 다시 환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인 45살의 유부남(이선균·박동훈 역)이 21살의 여자(아이유·이지안 역)를 만나 애정을 느낀다는 설정 역시 영포티(나이많은 남자가 어린여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현상) 논란을 부르고 있다.

실제로 18살이나 되는 두 배우의 나이 차이와 극중 24살이라는 나이 차이에서 드라마의 필수요소인 ‘로맨스’를 소화하기에 다소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로맨스’가 주 요소가 아니며 아저씨 삼형제와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잡음은 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방송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선균·이지은 로맨스는 없어 보여서 일단 안심이지만 이지은 폭행 장면이 충격적이었다” “장기용이 이지은을 좋아해서 더 폭행하는 것 같은 설정이 데이트 폭력을 연상시킨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사채업자는 많이 등장했지만 이렇게 여자를 직접 폭행하는 사채업자는 처음” 등 반응을 보였다.

tvN 새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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