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 역전] ‘일자리 추경’ 편성 등 엇박자 우려…재정·통화부문 정책조합 최대과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7개월만에 역전되면서 재정과 통화ㆍ금융 부문간 정책조합(policy-mix)이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금이탈과 금융불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선 금리인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렇게 할 경우 일자리와 소득 확충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편성하며 확장 운영하고 있는 재정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장 우리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잠재적인 위험요소라는 점에선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져 금리역전 폭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많다.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한국으로 전이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융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차단하려면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려 한미간 금리격차를 줄일 필요성이 있지만, 국내 경제여건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무엇보다 금리 결정의 핵심 요소인 국내 물가가 한국은행의 안정목표치(2% 안팎)를 밑돌고 있는데다, 완만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해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매우 낮다. 한마디로 금리를 올려 경기확장 속도를 인위적으로 둔화시켜야 할 정도로 우리경제가 강하지 않은 상태다. 경제여건만 본다면 현재의 완화기조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재정은 일자리와 소득 확충을 위해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예산 규모를 지난해 본예산 대비 7.1% 늘어난 429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한데 이어, 청년일자리 확충과 구조조정 대응을 위해 4조원 규모의 추경도 추진중이다.

여기에다 한국GM의 군산공장 철수를 비롯한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 미국의 전방위적 통상압력과 무역전쟁 가능성, 145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 등 리스크가 산재해 경기활력과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상태다.

결국 정부와 한은은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금이탈 가능성과, 일자리 확충 및 경기진작 필요성 사이에서 재정정책과 통화 및 금융정책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해준 기자/h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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