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 역전] 회복조짐 보이던 국내 민간소비 ‘된서리’ 맞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한ㆍ미간 금리역전을 해소하기 위해 당장 손을 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인상 압박의 강도가 세진 만큼 기준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이로 인해 소비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 금리인상에 발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국민가처분 소득 감소로 이어져 민간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시장에 푼 자금이 소비로 이어져 내수 부분의 개선효과를 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자칫 미국의 금리인상이 소비 회복사이클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10월 전년대비 0.5% 감소한 이후 11월 5.3%, 12월 1.4%, 올 1월 1.4%로 석달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소비시장 회복세에 미 금리인상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는 22일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금리인상의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면서 “가계부채 총량을 신DTI 도입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부담 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대출 등 부채를 갖고 있는 가구에 치명적이다. 가뜩이나 정부가 가계부채 상환방식을 거치식에서 분할방식으로 바꾸며 상환부담이 증가해 민간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채보유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4635만원인데 반해 원리금 상환액은 평균 1548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소득의 33%를 빚을 갚는데 쓰는 것이다. 그만큼 소비에 쓸 여력이 없다는 방증이다.

특히 한계차주와 악성 대출로 인한 고위험 가구의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소비를 줄이는 고육책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연간 이자비용은 연간 308만원에서 346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계가구는 같은 조건일 경우 803만원에서 913만원으로, 고위험가구는 772만원에서 854만원으로 이자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상환 부담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이 감소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미국 금리인상 이후) 시중금리 인상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한계차주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소비를 비롯한 경기지표가 호조세가 보이고 있는데,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정부의 경제운용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재훈 기자/igiz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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