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 10년 7개월만에 역전…한은 ‘셈법’ 복잡해졌다

美 FOMC 금리 0.25%p 인상

예상 했지만 상당한 충격 불가피
외국인자금 이탈, 금융불안 우려
7월이후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

한미 양국의 정책금리가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되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미 금리역전은 외국인의 자금 이탈 유인으로 작용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폭을 따라가려 해도 국내 물가가 예상만큼 상승압력을 받지 않는데다, 문재인 정부가 4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여의치 않다. 현상유지든 금리인상이든 충격은 불가피해 이번 사태가 연임한 이주열 총재에게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2·3·15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결정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금리인상 결정이) 시장 예상과 부합해 국내 금융시장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11년여 만에 금리역전이 가시화한 만큼 이날 오전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해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총재의 발언처럼,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금리 역전이 처음이 아닌데다 이미 시장에서 단기금리는 역전된 지 1년 이상 돼 시장이 적응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한미금리는 난 1999년6월~2001년 3월, 2005년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 역전된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금리차가 오랜 기간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3월 FOMC에서 연준의 경제 인식이 과거보다 좋아지면서 2019년 금리인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올렸고, 2020년에도 2회의 인상을 예상했다. 그만큼 기준금리 인상 일정이 타이트해지면서 긴축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연말까지 추가로 3회 더 금리를 인상하고, 우리가 동결을 유지하면 한미 금리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지난 2006년 5월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 벌어졌을 때 그해 5~8월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조8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9.5% 하락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한미금리 차이가 0.25~0.5%포인트일 때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라며 “0.75%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외국인의 대규모 자본유출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마냥 구경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전망이 발표될 오는 4월을 기점으로,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총재가 최근 연임에 성공하면서 추경을 준비 중인 정부를 무시하긴 어려운 만큼 7월 이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물가가 낮고 통상압력도 높아졌다”며 “정부가 추경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금리인상이 빠르면 7월께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소연ㆍ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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