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명확해질 ‘토지공개념’…‘투자용→거주용’ 프레임 전환꾀하는 靑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청와대는 21일 대통령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이제 경제민주화 의미를 분명히 하고 한정된 자원인 부동산 투기로 말미암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헌법에 분명히 했다”고 발표했다.

토지공개념은 땅(부동산)에 관한 개인의 재산권을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제약할수 있다는 게 핵심 논리다.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자본주의 경제질서 및 그 근간인 사유재산제와 정면 충돌한다는 이유로 토지공개념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토지공개념 강화하는 이유는?=정부가 토지공개념 강화 카드는 꺼내든 건 지나친 부동산 열기와 지대로 야기된 소득불평등 때문이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용역의뢰를 받고 발표한 부동산불균형 문제대책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개인토지 소유자 중 상위 10%는 전체 개인 소유지의 64.7%를, 법인토지 소유자 중 상위 1%가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2%를 소유하고 있었다. 전 교수는 부동산 불평등의 핵심은 토지 불로소득에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토지 불로소득이 불평등을 강화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토지의 소유와 집중의 불균형이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장애로 작용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졌다”며 “토지공개념을 보다 구체화해 국가의 토지 재산권에 대한 의무 부과와 권리제한을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지공개념이 강화되면 부동산에 쏠린 가계자산 구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 가운데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3.6%에 달했다.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부동산에 쏠려있다. 재화를 생산함으로써 얻는 소득보다 부동산 거래로 얻는 시세차익이 훨씬 크다보니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거래하는 일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주택담보대측 증가액은 총 19조 원으로 전체 가계 빚 증가액의 56.6%를 차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008년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 붕괴 이후 이와 비슷한 부동산 거품붕괴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10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사유재산권 침해냐, 적정 수준의 정부 개입이냐= 문제는 토지공개념이 적정 수준의 정부개입이 아닌 정부에 의한 과도한 사유재산권 침해로 해석될 수 있느냐의 여부다. 한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는 “토지공개념의 원칙은 이미 헌법에 있고, 헌재의 판결에서도 그 취지가 반영돼 있다”며 “개정안은 이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평 경북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토지공개념 자체만으로도) 토지를 통제할 수 있는 정부권력이 강화되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막중 교수는 “이런 내용을 법률이 아닌 헌법에 굳이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토지의 소유권은 개인이 가지고 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공공이 걷어간다는 것은 사회주의적 소유권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단 여론은 부동산 투기 및 토지소유권의 균형을 위해 토지공개념이 헌법 상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국회와 SBS가 공동으로 실시한 개헌 관련 공동여론조사에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1.8%로 절반을 넘겼다. 부동산 부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2%가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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