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강해진 美연준, 2020년까지 긴축 ‘가속도’…올 금리인상 4번 될 수도

올해 3차례 인상론-4차례 인상론 8대7 팽팽
파월, 취임 후 첫 회의…경제전망치 상향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매파’ 성향을 한층 강화하며 오는 2020년까지 통화긴축에 가속도를 낼 방침을 시사했다. 연준 전체로서는 올해 금리를 ‘3차례 인상’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4차례 인상’을 주장한 위원도 적지 않아 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지도 주목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이달 회의에서 연준은 앞서 금리 인상을 실시한 지난해 12월보다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사진=EPA연합뉴스]

연준은 연준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를 기존의 2.1%로 유지했다. 외견상 ‘3년간 매년 3차례씩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전임 재닛 옐런 의장 체제의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4차례 인상론’이 한층 높아졌다. 연준 위원 15명 가운데 8명이 ‘3차례 인상론’을 고수했지만 ‘4차례 인상론’을 주장한 위원도 7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체 16명 중 4명보다 크게 늘어난 비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올해 인상횟수를 놓고 절반으로 쪼개졌다”고 전했다.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린 것이다.

오는 2020년에는 기존과 같이 2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연준이 전망대로 2020년까지 7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0.25%포인트씩 인상을 가정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1.50~1.75%에서 3.25~3.50%로 1.7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거나, 금리를 너무 천천히 올려 경제가 과열되는 두 가지 위험을 막도록 균형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 향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치에서도 실물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7%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 전망치는 2.1%에서 2.4%로 0.3%포인트 높였다.

현재 4.1% 수준인 실업률은 올해 말까지 3.8%, 내년 말까지 3.6%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PCE(개인소비지출)물가상승률은 올해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1.9%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조5000억달러 규모 감세안과 정부 지출을 3000억달러 늘리는 예산안이 경제 전망을 개선하고, 연준의 계산법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글로벌 긴축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달리 다른 나라의 지표들은 별로 양호하지 않은 만큼, 유럽과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이며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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