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소소해도 내 인생 살면 황금빛”

‘황금빛 내 인생’ 서 첫 주인공 열연
천호진·박시후와 연기 찰떡호흡
“아프지 말고, 잘 먹고 잘 자는…
이승에서 사는것 자체가 황금빛”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 역을 맡았던 신혜선(28)은 2016년에도 ‘아이가 다섯’으로 KBS 주말극에 출연했다. 1~2년 간격으로 KBS 주말극을 연속해서 출연했다는 것은 운도 좋았지만 제작진의 배우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 게다가 ‘아이가 다섯’에서는 조연이었다가 이번에는 여주인공이었다. 두 개의 KBS 주말극 사이에는 2017년 최고의 드라마 ‘비리의 숲’에 출연해 검사를 연기했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에서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초반과 자기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중후반 등 서지안 캐릭터의 속성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이틀 롤이 처음이라 부담이 있었다. 연기적인 걱정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나를 쳐다볼 때의 카메라 울렁증도 조금 있다. 물론 티를 안내려고 했다. 지안의 스토리는 이해는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말랑말랑한 아이였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지안이 워낙 자존심이 강한 캐릭터였지만, 조금 덜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었다면, 그래서 박시후(최도경 역)와 꽁냥꽁냥 하는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신혜선은 “단단해진 느낌이다. 메시지도 충분했다”고 했다.

“드라마의 전개는 작가님의 영역이라 제가 드릴 말씀은 없고, 제 캐릭터와 스토리를 소화하기 위해 대본을 여러 번 읽었다. 초반의 스피디한 전개와 예상하기 힘든 뒷얘기들이 좋았다. 초반은 등장인물들의 성장과정이 감정적 문제로 관계가 얽히게 되고, 후반에는 감정적으로 더 깊고, 더 예민해졌다. 초반에 비해 후반부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초반과 다른 챕터라고 생각되는 후반에는 감정 라인에 더 치중했다.”

서지안은 해성가에 들어간 후 ‘딸 바꿔치기’를 알고 극도의 혼란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다 다시 살아난 인물이다. “인천에서 김을 말리는 장면에서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많은 걸 보여주었다”고 하자 “소현경 작가님은 지문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대사로 설명되지 않는 디테일한 내용은 지문에 자세하게 들어가 있다. 표정 등은 지문에서 참고해 표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애인으로 나온 박시후 못지 않게 아버지역인 천호진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많았다. 부녀케미가 상호 오해에서 이해, 그리고 사랑으로 흘러갔다.

“천호진 선생님은 겉으로는 투박한데 속정이 깊다. 툭 던지는데 따뜻함이 전해온다. 살가운 아버지는 아니다. 우리 아버지와 겹치는 부분도 있다. 서태수가 천호진 선생님이어서 감사하다. 천호진 아빠랑 연기할 때 몰입이 잘됐다.”

신혜선은 지안에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지안은 자기 인생이 없는 삶을 살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않겠나.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지안이다. 어느 순간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도 있기는 했다. 결과적으로 내 삶을 사는 게 행복이지만 이의 실현을 위해 주변과의 융통성도 기해야 할 것 같다.”

신혜선이 박시후를 계속 밀어낸 것도 그런 행복론과 연관된 문제다. “해성가에 들어가면 행복하지 않다. 그것보다는 내 인생이 더 중요했다. 사실 지안은 가치관은 똑 부러지지만 내적 갈등이 많은 미성숙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신혜선은 자신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을 밀어낼 수 없다고 했다. 비밀연애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신혜선은 “본인이 생각하는 황금빛 인생은?”이라는 질문에 “이승에서 살고있다는 자체가 황금빛이다. 평범하게 잘 먹고 잘 자는, 아프지 말고가 황금빛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갈등과 일련의 사건을 통해 황금빛을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비단 돈이 많고 적고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고, 이런 게 행복이다. 마음 편한 소소한 행복. 부자집에서는 오히려 웃음을 잃고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신혜선은 “사실 저도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력도 많이 했다. 열정과 욕심이 있다. 여기에 운이 따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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