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방송사고를 보는 두시선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잠을 잘 수 없는가” “우리는 왜 20%만 받는가”

19일 발생한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Mnet ‘스타라이브’ 방송 사고를 보는 시각은 무겁게 바라보는 관점과 가볍게 보는 관점 두 가지다.

“아무리 사석이라 해도 신인을 정상으로 올려줬는데, 저런 마인드로 일하다니 실망이다”는 반응과 “아이돌들이 자기들끼리, 또는 토크쇼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반응이 공존한다.


둘 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것도 두 가지 지점에서 이야기 될 수 있다. 이날 방송은 방송에 나간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방송 직전 대기실에서 나눈 워너원의 일상적인 대화가 공개된 일종의 방송사고다.

방송사고라고 하지만 이게 우리의 미디어 환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서 뭐가 찍혀나갈지 모른다는 말이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방송용 멘트로 연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이게 사고로 터져나와 버린 것이다.

또 하나는 워너원을 누가 만들었느냐의 문제다. 워너원은 기획사에서 만든 아이돌이 아니다.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타이틀 아래 국민 프로듀서(시청자)에 의해 뽑히고 구성된 팀이다. 방탄소년단과 엑소와는 출생성분이 다르다. 이들을 뽑은 극성 팬덤이 워너원의 강력한 존립 기반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토대라는 말이다.

워너원은 엑소와는 다르다. ‘나’(국민 프로듀서)와 직접 관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다. 워너원 팬덤은 “내가 키웠다”는 모성애 팬덤, 그래서 ‘감놔라 배놔라’ 팬덤들이 많다.

워너원의 이번 방송사고를 바라보는 이들 육성(育成) 팬덤의 정서는 한가지로 통일되지는 않는다. 이번 사고에 대해 너그러운 팬도 있지만,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고 보는 팬도 있다. 아이돌의 최대 리스크가 인성(人性)이라고 한다면, 이번 방송사고가 이 부분과는 연관이 되지 않길 바란다. 특히, 이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 말한 불합리한 정산과 살인적인 스케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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