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ㆍ북ㆍ미 평화로드맵에 낀 ‘볼턴’ 리스크

-‘대북강경파’ 볼턴, 신임 NSC보좌관 임명
-볼턴, 대북 군사공격 시사해와…한반도 정세 비상등
-‘리비아식’ 비핵화 주장…북미 정상회담 물거품 가능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대북 강경파 중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2일(현지시간)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 미국에서도 대북군사공격과 북한 비핵화를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인사가 새 안보수장에 등극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남ㆍ북ㆍ미 평화로드맵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볼턴 전 대사 임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신임 보좌관이 다음달 9일부터 근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부각되면서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게티이미지]

볼턴 신임 보좌관은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만 제재완화 및 북미 관계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리비아식’ 비핵화론자이다. 볼턴 신임 보좌관은 전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해서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으며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행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와 함께 제재완화나 핵동결에 따른 단계적 제재 완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외무성 대변인 논평을 통해 “리비아 핵폐기 방식이란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리비아식 핵폐기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포괄적ㆍ단계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과도 다르다.

볼턴 선임보좌관과 북한과의 악연도 문 대통령이 구상한 남ㆍ북ㆍ미 정상회담까지의 로드맵을 흔드는 요인이다.

2003년 6자회담이 이뤄질 당시 당시 미 국무차관이었던 볼턴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체제 하의 북한은 “지옥”이라며 비난했다. 이에 북한은 북핵 관련 다자회담에서 볼턴을 “인간쓰레기”라며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볼턴 신임 보좌관은 유엔 주재 미국대사 시절 2006년 유엔의 첫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를 주도하는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의 대대적은 대북제재를 추구해온 바 있다. 부시정권 당시 볼턴은 북한을 ‘생물학무기 개발국가’로 거명하고, 국가안보위협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반도에 다시 군사적 긴장감이 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볼턴 신임 보좌관은 최근 RFA에 “누구도 군사행동을 원치는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만큼, 당분간 북미 대화기조는 변함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볼턴 카드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볼턴 보좌관 주도 하의 NSC와 문재인 정부의 ‘평창모멘텀’의 공조여부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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