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내탓이고 자책감”…이명박, 구속 전 올린 SNS 입장문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친필 입장문이 눈길을 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나와 집 앞에서 기다리던 측근들과 주민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자동차로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구속영장 발부부터 수감까지는 1시간1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은 초스피드 구속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전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집 앞에서 ‘골목 성명’을 하지 않았다. 평소 SNS로 소통했던 이 전 대통령답게 대신 개인 SNS에 넘버링한 3장의 친필 입장문을 올렸다.

별도의 성명 대신 자신의 SNS에 글과 사진 등의 게시물을 올려 구속을 앞둔 심경이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또 SNS 게시물은 23일 새벽에 올라왔지만 글을 쓴 날짜가 구속영장 발부(22일 밤) 하루 전인 지난 21일 새벽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구속을 예감하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A4용지 3장에 직접 써내려간 입장문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로 시작한다.

이어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지금의 괴로운 심정도 토로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측근과 가족에 대한 걱정도 했다. 그는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적은 후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때는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며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이 전 대통령이 구속을 앞두고 착잡한 마음을 드러낸 글이 23일 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23일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