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통상전쟁]‘관세폭탄’ 무기로 한 패권전쟁

트럼프, 중국산 수입품에 600억달러 관세 부과
韓, EU 등 동맹국엔 철강관세 유예 조치
中, 미국산 제품에 30억달러 보복관세 예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6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며 ‘대중(對中)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같은날 한국, 유럽연합(EU) 등 동맹국에 대해선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유예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3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관세폭탄’을 무기로 중국을 공격하는 한편 동맹국엔 강온 교차 전략으로 포섭해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달성하는 동시에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보복전으로 대미 무역전쟁에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을 대신할 ‘자유무역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경제력과 통상전쟁을 통해 ‘패권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다. 

[사진=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600억달러(약 64조80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가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무역 조치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역사상 가장 큰 적자”라며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연 3750억달러라고도 하는데, 우리는 지금 50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이는 미국의 연간 총무역적자 8000억달러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 미국무역법 301조에 따른 이번 조치를 통해서 대중 무역적자를 지금의 25% 수준, 1000억달러로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사이버 도둑질을 했다”며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호혜적(reciprocal)이란 단어를 쓰고 싶다”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똑같이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조치는 많은 조치 중에서 첫 번째”라며 향후 대중 무역 조치가 잇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서명식에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500억달러(약 54조원)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은 1300여개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 후보군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은 앞으로 15일 안에 최종 관세 부과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백악관이 밝힌 연간 500억달러보다 높은 “6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이유는 명확지 않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EU,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에 대해 철강 관세 부과 ‘중단(pause)’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 영구 면제인지, 잠정 유예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NYT는 “이날 두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사실상 한 국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해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30억달러(약 3조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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