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빈발·바가지 요금…천덕꾸러기 ‘사설구급차’

전국 870여대…성추행 등 말썽
지자체 허가만 관리주체는 없어

21일 점심시간대. 광화문 일대 도로교통이 10분여 간 마비됐다. 사설구급차 차량 운전자 A 씨가 신호를 위반하다 앞서가는 차량과 추돌사고를 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 신호 때문에 서둘러야 하거나,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단순히 신호위반 때문에 난 사고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설 구급차로 인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지만, 관리 주체가 모호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사설 응급차도 일반 구급차량처럼 아픈 환자를 이송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설 구급차는 지난해 초 기준으로 전국 91개 업체에서 총 876대가 활동하고 있다. 서울이 241대, 경기가 164대로 전국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로는 경북(75대)ㆍ경남(63대)ㆍ부산(55대) 순으로 많았다.

관리 주체는 일선 지자체 보건소들이다. 하지만 허가를 내주고 업체들의 현황을 파악할 뿐, 사건ㆍ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반 운전자처럼 경찰의 처분에 맡기는 실정이다. 그 사이 사설 구급차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최근에는 사설 구급차가 응급환자에게 바가지 요금을 청구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사설 구급차 운전자가 병원 이송중이던 전신마비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사건도 발생했다.

사설 구급차가 일으킨 교통사고도 빈번한 상황이다. 환자 이송 중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도 심심찮게 관찰된다.

그럼에도 일선 지자체들은 관리에 뒷전이다.

한 서울소재 보건소 관계자는 “(사설구급차의) 사고가 났을 때는 경찰이 사고접수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면서 “심각한 형사사건일 경우 경찰에서 사건을 마치고 보건소까지 소식이 오기도 한다”고 했다.

서울시 보건당국도 “일선 지자체는 사설구급차를 ‘허가’내주는 게 주 역할”이라며 “별도의 사고 관리를 하는 주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소방청에 의해서 철저한 사고관리가 이뤄지는 일반 119 구급차와는 다른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방청은 매해 119구급차의 교통사고 건수를 집계하고 통계를 작성한다. 긴급 출동으로 매번 위급한 상황에서 운행하는 119구급차와 출동 대원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발생한 119 구급차의 교통사고 건수는 271건이다. 매해 전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200여건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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