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톡톡] CSO(의약품영업대행사)는 리베이트 온상?…CSO활동 감시 강화한다

-권익위, CSO 통한 리베이트시 제약사 처벌
-판매대행 수수료 중 일부 리베이트로 제공
-업계 “일부 효과 있겠지만 근본 처방엔 한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제약사가 의약품 영업대행사(CSO) 등 제3자를 통해 수수료의 일부를 병원에 사례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편법 리베이트에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CSO 활동을 제한한다고 리베이트가 없어지는 근본 대책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는 의약품 유통질서를 왜곡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료 리베이트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권익위는 CSO를 리베이트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일부 제약사가 의약품 판매를 위해 영업대행사 등 제3자에게 의약품 판매금액의 30∼4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병원에 편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 A제약사는 2014부터 3년간 영업대행사를 통해 의약품 처방 사례비 명목으로 병원에 12억원, B제약사는 2011년부터 6년간 홍보대행사 및 의학전문매체를 통해 의료인에게 26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영업대행사 등 제3자가 약사법상 의약품 공급자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영업대행사 등 제3자를 통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 시 해당 제약사도 처벌대상임을 알 수 있도록 협회 등에 관련 내용을 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존 의약품공급자(제약사ㆍ수입사ㆍ도매상)로 한정돼 있는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를 영업대행사에게도 부과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일부 제약사는 도매상에 공급하는 의약품 가격을 적정 마진(약 5%)에 판매한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약품 공급내역을 보고한 다음 매출실적의 약 40%를 사후매출할인(판매장려금, 단가할인) 등의 명목으로 도매상에 지급해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실제로 도매상이 사후매출할인을 활용해 자금을 조성한 후 대구 소재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했으며 같은 방법으로 자금을 조성해 일부 금액을 제약사에 되돌려 주고 제약사는 이를 수원소재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해 사법당국에 적발된 사례가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 후 도매상에 지원한 사후매출할인 등 의약품 공급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도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서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개선방안으로 잘못된 리베이트 관행을 의료계 스스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의약품 유통질서가 보다 투명해지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CSO 활동을 감시한다고 리베이트 관행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권익위 개선안은 제약사가 CSO를 관리, 통제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며 “상위제약사 또는 오리지널, 대형 품목을 가진 곳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요즘엔 CSO가 제약사의 고객일 만큼 지위가 역전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액 수수료를 통한 리베이트 관행을 제한할 수 있는 효과는 있겠지만 CSO 활동이 위축되면 오히려 또 다른 형태의 리베이트 형태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이번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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