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美NSC 보좌관 임명…北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하나

-북미 정상회담 결렬 가능성 높아져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북강경론자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볼턴 신임 보좌관은 ‘리비아식’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인물로, 핵과 생화확 무기의 완전 포기 선언과 검증이 이뤄져야지만 국제사회의 관계개선과 경제지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볼턴 신임 보좌관의 대북접근법은 ‘최대한의 압박’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기조와 일치한다. 볼턴 신임 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비핵화의 핵심은 핵과 생화학 무기의 완전 포기 선언이다. 국제사회의 관계 개선과 경제 지원 등 비핵화의 대가는 그 이후 과정에 포함된다.

[사진=게티이미지]

리비아는 1969년 무아마르 카다피가 쿠데타를 통해 집권, 독재를 시작했다. 강경 반미 노선인 카다피 정권과 미국의 반목이 점차 심해지면서 미국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1981년에는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1992년 리비아는 미국 여객기 폭파 테러 혐의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를 받았다. 장기간 제재 압박으로 정권 유지가 어려워진 리비아는 2003년 미국과의 비밀협상을 전개한 후 그해 말 핵과 생화확 무기의 완전한 포기를 선언했다. 비밀협상 과정서 핵 물질과 장비, 프로그램을 공개했으며 포기 선언 이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수용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회복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2006년이 돼서야 미 정부는 리비아에 대사관을 세우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한편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비록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남북한과 미국 간의 합의가 이뤄졌지만, 북한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남북미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북한이 ‘담보없는’ 비핵화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조건없는 비핵화’를 주장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은 장기간 독재 집권한 카다피정권이 비핵화 선언 이후 8년 후인 2011년 민주화 운동으로 무너진 것을 보고 리비아식 비핵화에 반발하고 있다.

당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리비아 핵폐기 방식이란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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