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한국産 중간재 타격 ‘불가피’

- 전자ㆍ전기 부품 중간재 피해 클 듯
- 中 보복조치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듯

[헤럴드경제=손미정ㆍ이세진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전쟁이 격화되면서 양국(G2)과 폭넓은 수출입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G2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수출 구조 상 우리나라가 양국의 무역제재 조치의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소비재에 포함되는 한국산 중간재에 피해가 집중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달러(약 54조원)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토록 하는 등 무역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 결정에 중국 또한 보복관세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G2 무역전쟁은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반드시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합법적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조치를 취하면서 당장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무역제재로 중국의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도 대중국 수출 감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방향 및 시사점: 미ㆍ중 관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중간재 수출은 총 3172억 달러로, 이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20억달러(29%)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전자직접회로, 트랜지스터, 텔레비전 송신기기 부품 등 전자ㆍ전기 제품에 투입되는 부품이 중간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G2 통상전쟁에 따른 피해가 우리나라의 전자ㆍ전기 부분에 집중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보고서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 중간재의 대 중국 수출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석유화학제품 및 플라스틱제품 역시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다양한 최종소비재에 소재로 사용되는 품목이므로 미ㆍ중 무역갈등의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움직임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 기업이 느끼는 중국 내 사업ㆍ투자의 위험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무역제재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미국 무역보복조치는 미국의 대표적인 무역흑자 품목인 항공기, 원자재, 농산물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G2 간의 전면전이 본격화되면 단순히 양국간 ‘통상전쟁’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되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미ㆍ중간의 무역전쟁 본격화는 세계 경제 변동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인다. 미ㆍ중 무역거래가 주춤해지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글로벌 실물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역시 G2 무역전쟁 발발→글로벌 경기침체→국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진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G2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다시 한번 장기적인 안목에서 통상정책을 설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대미국ㆍ대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고 제3국으로 경제영토를 넓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방향 및 시사점’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도는 진부할 정도로 매번 나오는 지적”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신(新)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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