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구속] 결국 발목잡은 ‘다스’…뇌물ㆍ횡령 인정시 최대 무기징역

-‘다스 실소유’ 전제 핵심혐의 상당부분 소명 판단
-李 진술조작 전력도 영장 발부에 영향 미친 듯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법원이 22일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신병을 확보해 추가 수사할 만큼 주요 혐의가 소명됐다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실소유주인가의 문제는 수백억 원 대 횡령과 뇌물 혐의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영장청구서 본문 91쪽 가운데 절반을 넘는 50여쪽이 다스 관련 내용인 만큼, 결국 ‘다스는 MB것’이라는 검찰 주장에 법원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형량을 좌우할 핵심 혐의는 다스와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이 전 대통령이 1985년 다스 전신인 대부기공을 세우면서 범행이 시작됐다는게 검찰 판단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348억여 원을 빼돌려 정치 밑천으로 쓰면서 횡령 혐의를 받게 됐고, 삼성전자에게 다스 미국소송비 67억여 원을 대신 내도록 해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가 됐다. 다스 송사 업무에 청와대 공무원을 부당하게 동원한 혐의(직권남용)와 법인세 31억여 원을 포탈한 혐의(특가법위반 조세) 혐의도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내 회사가 아니다”라면서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검찰 측 주장을 더 믿을만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현대차 정세영 회장의 권유로 다스를 설립하고 자신의 차명재산으로 의심되는 도곡동 땅을 팔아 설립자금을 마련한 점, 매년 다스 결산 내역 등을 보고받아 온 점을 들어 ‘다스는 MB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되지 않는다면 핵심 증인과 말을 맞춰 증거를 없앨 수 있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였다. 최대 무기징역에 이를 수 있는 중대 범죄인만큼 이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증인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공개비난하거나 압수물을 국가기록원에 반납하라며 행정소송을 낸 것도 독이 됐을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차명 재산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측근들에게 ‘처남 김재정과 형 이상은이 다스의 주인’이라며 허위진술을 지시하고 수차례 연습을 시킨 전력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포기한 것이 구속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심사에 불출석했다고 바로 영장이 발부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해서 재판에서 반드시 유죄판결을 선고받을 것이라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으로서는 뇌물이나 횡령 혐의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인정된다면 중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110억 대 뇌물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선고된다면, 이 전 대통령은 현행법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횡령 혐의나 조세포탈 혐의 가운데 하나만 인정되더라도 최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진다. 검찰의 보강수사를 거치면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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