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구속] 3평 남짓 독방 생활… ‘대통령’ 아닌 수인번호로 불려

-서울구치소 朴 전 대통령 감안 동부구치소로
-미결수 신분… ‘파면’ 朴과 달리 예우 유지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23일 서울 문정동 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아닌 수감자로 생활하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논현동 자택을 떠나 구속영장 발부 1시간여 만인 오전 12시 20분께 구치소에 도착했다.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소지한 물품을 모두 반납하고 세면도구와 모포, 식기세트 등을 지급받았다. 검찰은 이날 당일에는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계획을 잡지 않았다. 법무부는 “서울구치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공범들이 수용돼 있는 점, 확장 이전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수용동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동부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면적 10.13㎡ 거실에 수용됐다. 2.94㎡ 크기의 화장실이 별도로 딸려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화장실을 포함한 10.08㎡ 크기의 거실을 사용 중이다. TV와 거울, 침구류가 비치돼 있고 식탁을 겸한 책상과 사물함도 갖췄다. ‘대통령님’ 대신 수인번호로 불린다. 구치소 측이 제공하는 1식 4찬의 3끼 식사를 독방에서 하며, 싱크대에서 개인식기를 직접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계절 별로 차이가 있지만, 오전 6시30분께 기상해 오후 8시께 잠자리에 든다. 일과시간에는 간단한 체조를 할 수 있는 운동시간과 독서시간 등이 주어지지만, 18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재판 대비를 위해 변호인을 접견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동부구치소는 기존 성동구치소가 이전하면서 지난해 9월 신축됐다.

서울동부지검 청사 인근에 지상 12층 높이로 지어졌으며, 808개의 거실에 2000 명을 수용할 수 있다. 840여개의 CCTV와 지문인식 엘리베이터 등 최신식 시설을 갖췄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62) 씨와 김기춘(79) 전 비서실장도 이 곳에 수감돼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의료시설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지난해 3월 구속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는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4번째로 구속 수감됐다.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기 때문에,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금과 차량제공, 비서진 등의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 박탈된다. 다만 근접경호 등 일부 예우는 구치소 수감 현실을 감안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도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구속에 앞서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받아 경호를 제외한 예우가 끊긴 상태에서 수감됐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과 징역 12년 형을 각각 확정받아 예우를 받지 못한다.1995년 11월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21.8㎡ 규모의 방과 접견실, 화장실 등 3곳으로 구성된 독방을 배정받았다. 일반 수용자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채 형식이었다. 같은 해 12월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똑같은 처우를 위해 시설을 일부 개조해 21.3㎡ 크기의 독방을 마련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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