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시민 반응]“정의는 살아있다” vs “비극 또 반복”

-“후련하다…희망 느껴” 대부분 MB 구속 반겨
-“정치적 의도 다분…과거와 판박이” 비판도

[헤럴드경제=이현정ㆍ김유진 기자]110억 원이 넘는 뇌물 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전격 구속된 가운데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뒤늦게라도 정의가 실현되어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정치보복 수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22일 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이 전 대통령은 곧바로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 탄 차량이 23일 새벽 서울동부구치소로 안으로 향하던 중 계란세례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 대다수는 이에 대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오자영(23) 씨는 “어제 구속 여부 발표를 기다리다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속이 다 후련했다. 그동안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이 수도 없이 나왔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저지른 비리들이 샅샅이 다 밝혀졌으면 한다. 이제 시작이다”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주부 윤모(48ㆍ여) 씨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을 뽑았는데 이후 행보에 대한 실망이 커서 구속되길 바라고 있었다”며 “끝까지 죄다 변명뿐인 모습에 동정심조차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아래 20대를 보냈다는 회사원 정모(31) 씨는 “두 사람 모두 감방 가는 걸 보니까 희망이 없었던 20대 때가 생각난다. 학생회도 하고 시위도 해봤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 패배감과 냉소만 가득 찬 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조금이 바뀐다. 지금 대학생들이 취업도 어렵고 여러모로 힘든 세대지만 이제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건 가져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구속 소식을 반기면서도 국가의 또 다른 비극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직장인 정모(58) 씨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이 의미 있는 국가행사에 초청할 전직 대통령이 없어 쩔쩔맸던 상황이 다신 없길 바란다”며 “우리 모두에게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이 생겨나길, 더 이상 역사에 이런 일이 비극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은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결정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직장인 장모(33) 씨는 “헌정사의 비극이 또 반복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먼지털이식 수사로 전 대통령을 감방에 보내는 정치 보복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결국 국가 분열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조모(62) 씨도 “전직 대통령을 구속까지 해서 남아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표적을 정해놓고 털면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직장인 김동우(33) 씨도 “죄를 지은 것을 벌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와 판박이”이라며 “검찰의 언론 흘리기와 소환조사로 망신주기나 정치 보복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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