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 호주가 왜 좌불안석일까

동맹국이냐 주요 수출국이냐…‘샌드위치 신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나아가면서 호주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미국과 밀접한 동맹국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중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아 양측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국제정책 싱크탱크인 호주 로위 연구소의 롤랜드 라저는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호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며 “미·중간 경제적 긴장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위험이 가장 큰 걱정거리”이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중국산 수입품 1300여 품목에 500억달러(약 54조원) 상당의 관세를 매기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즉각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 보복관세로 맞받아쳤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8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을 때에도 중국은 ‘면제국’에 아예 이름도 거론되지 못했다. 호주는 미국과 안보 동맹을 이유로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된 상태다.

호주는 ‘동맹국’인 미국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처지가 됐다.

중국은 호주 수출의 약 35%를 담당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와 맞먹는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중국에 대한 교육 분야 수출은 지난해 6월 기준 연간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60% 늘어난 수치다. 관광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중국인 140만명이 호주를 방문했고, 이로써 전년보다 14% 증가한 104억달러(약 11조원)가 흘러들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호주가 미국의 편에 선다면, 중국이 더 분열적인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은 무리한 상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시드니의 자문회사 알파베타의 이사인 앤드류 찰턴은 “호주는 무역국가로서 무역전쟁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호주가 특정 조치로부터 면제되었는지와 상관 없이 세계 무역 시스템의 악화는 호주의 미래를 해칠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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