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잊은 유통가①] 통통한 봄 주꾸미는 옛말…제철 수산물 사라진다

- 국산 생물 주꾸미 값, 3년만에 2배 가까이 올라
-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 감소 탓, 꽃게도 절반으로 뚝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봄 되면 주꾸미 생물 사다가 샤브샤브 자주 해먹었는데, 요 며칠은 베트남 냉동 주꾸미 밖에 없더라고요.”

주부들이 주로 모이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봄인데도 주꾸미 먹기 어려워졌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통통하게 살오른 봄 주꾸미는 옛말이 됐다. 어획량 감소로 봄에도 물량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그 여파로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산 생물 주꾸미는 이마트에서 2014년 100g당 2980원에 판매되던 것이 2015년엔 3480원, 2017년엔 4480원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간 주꾸미는 봄철 제철 수산물의 대명사로 통했다. 산란기를 앞두고 알을 품어 맛 좋은 주꾸미가 3~4월에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 기간 서해의 주요 주꾸미 산지에선 매년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사진>어획량 감소로 ‘봄 주꾸미’가 귀하신 몸이 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내 주꾸미 매대.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국산 주꾸미는 갈수록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이마트 주꾸미 매출의 90% 이상을 베트남산이 차지했다.

이처럼 국산 주꾸미가 귀해진 건 최근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어든 탓이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서 조회해보면 지난 2007년 6828톤에 달했던 주꾸미 연간 어획량은 2012년 들어 절반 수준인 3415톤으로 뚝 떨어졌다. 2016년에는 2058톤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이마트는 미리 비축해둔 겨울 주꾸미를 봄철에 푸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충남 보령과 무창포 등지에서 조업한 겨울 주꾸미 200톤을 업체와 사전계약을 통해 대량 비축한 뒤 이달초부터 전국 점포에서 팔기 시작했다. 겨울 주꾸미가 풀린 탓에 어느 정도 가격 안정화는 가능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봄철 수산물의 또다른 대표주자인 꽃게 사정도 다르지 않다.

꽃게 어획량은 2013년 3만448톤에서 지난해 1만2941톤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에 꽃게 가격도 2013년 1㎏당 8760원이던 것이 지난해 1만6558원 수준으로 올랐다. 충남 보령 등 서해 산지에선 올 봄 꽃게 가격이 전년에 비해 15~20% 높은 1㎏당 4만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꾸미, 꽃게 등은 매년 어족 자원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봄철 제출수산물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며 “한 번 어획량이 줄기 시작하면 산란 개체수가 줄어 어획량 감소세가 한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물량을 미리 확보해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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