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 왜 아무도 행복한 사람은 없었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는 마지막회 말미에 “그래서 행복하니?”라고 물었다. 사건에 얽혀있는 사람 누구도 행복한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우리는 잡히지 않는 걸 잡기 위해 미친듯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가 이 드라마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미스티’의 작가가 시청자를 끝까지 보게 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 결말은 드라마를 다 본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고혜란(김남주)이라는 한 여자는 강태욱(지진희), 하명우(임태경), 이재영(고준) 세 남자의 인생을 말아먹었다. 남자들은 죽거나 감옥에 가야 했으니. 

 이런 전개가 강태욱에게 찾아와 안개가 심하던데 운전 조심하라고 말하는 등 시종 집요하게 수사에 나선 강기준(안내상)과 "뉴스는 확인된 사실만 전달하는 것. 하명우의 진심이 진실을 덮은 거라 해두자"라는 장규석 국장(이경영) 마저 멋있게 마무리해주는 것도 아닌 것 같다.

24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 최종회에서는 모든 진실이 드러났다. 의도된 바는 아니었지만 강태욱(지진희)은 케빈 리(고준)를 죽게 했고, 고혜란(김남주)은 이를 장국장(이경영)에게 뉴스 헤드로 보도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하명우(임태경)는 태욱에게 “당신은 끝까지 고혜란의 옆을 지키세요. 그게 당신이 받아야 하는 벌입니다”라며 자신이 케빈 리를 죽였다고 거짓 자수했다.

명우의 진심 때문에 진실은 안개 속으로 묻혀버렸지만, 혜란과 태욱은 행복할 수 없었다. 혜란은 자신 때문에 태욱이 케빈 리를 죽였다는 사실에 괴로워했고 행복하냐는 물음에 답을 하지 못했다. 운전 중, 터널로 빠르게 들어갔던 태욱은 사고 소리가 들렸지만, 짙은 안개에 가려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끝까지 안개 속에 갇힌 듯 쉽게 단언할 수 없는 엔딩을 선사한 것. 


#1.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쓴 배우들

최고의 앵커 고혜란으로 변신한 김남주는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입증했고 지진희는 디테일한 감정 연기로 어른 멜로의 시작과 끝, 미스터리까지 아울렀다. 전혜진은 특유의 존재감으로 매회 몰입도를 높였고 임태경은 첫 드라마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섹시한 멜로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은 고준, 입체적인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진기주 뿐만 아니라 이경영, 안내상, 이준혁, 이성욱, 김수진, 구자성 등 모든 배우가 떠나보내기 아쉬운 활약을 펼쳤다.

#2. 인생 드라마, 명품 격정 멜로의 탄생

탄탄한 인물간의 서사,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로 격정이라는 단어 앞에 명품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미스티’. 첫 방송 이후 드라마와 출연자 화제성 지수에서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고 방송 6회 만에 7%를 돌파한 시청률은 지난 14회에서 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벽을 돌파하며 어른 멜로 열풍을 일으켰다. 시청자들 역시 “오랜만에 인생 드라마가 탄생했다”며 매회 뜨거운 사랑과 응원을 보냈다.

#3.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행복을 위해 물불 안 가린 채 앞만 보며 달려왔지만 결국, “지금 행복하세요?”라는 물음에 눈물이 왈칵 터진 혜란. “나는 행복을 꿈꿨어. 내가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꿈, 내가 잡을 수 있다고 믿었던 그런 행복. 언제나 거의 다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손을 펴보면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어”라는 그녀의 깨달음은 진실과 거짓, 사랑과 미움 등 모든 가치가 전복되고 실종된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잡히지 않는 걸 잡으려 미친 듯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되돌아보게 했다.

‘미스티’ 마지막회 시청률은 수도권 8.9%, 전국 8.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최종회에서 또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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