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명, “그동안 성장은 하되 성숙은 못한 것 같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그동안 성장은 하되 성숙은 못한 것 같다. 방송을 못하고 있는 지금이 고생이고 고통일 수 있지만 얻는 것도 많다.”

개그맨이자 방송인 이창명(49)은 지난 15일 음주 운전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2년전인 2016년 4월 자신의 차를 운전해 인도위 전봇대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면서 시작된 백수 생활을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동안 모래와 같은 인생을 살았던 것 같다. 바람이 불면 흩어져 버리는 삶이었다. 2년간 많은 걸 배웠다. 만약 시간을 2년전으로 돌릴 수 있다면 그 때로 살고싶지 않다. 지금 깨끗해져 있는 이창명이 좋다. 어디 가서 대접받으려 하고, 귀찮은 일은 매니저에게 줘버리는 시절. 물질의 행복을 찾는 이창명이 아니라 나눔의 행복을 찾는 이창명이 되고싶다.”

이창명은 지난 2년간 방송활동을 못해 수입이 없다. 그러니 소비를 많이 줄였다. ‘절약의 아이콘’ 김생민보다 지출을 줄였다고 한다.

“방송을 해야 먹고살지만 조금 더 아끼면 된다. 우리는 많이 쓰고 산다. 많은 행복을 누리려고. 저도 그랬다. 불행해지고 나면 행복해진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돈이 없어지면 행복해진다. 이말은 나를 버려야 행복해진다는 말이다. 저에게 미친 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수많은 기사가 나오고, 종편 토크에서 제 얘기가 나오지만, 그것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

이창명은 음주 운전에 대한 혐의는 확실히 벗었지만, 당시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지금도 여전히 반성한다고 했다.

“사고후 조치를 취하지 못해 많은 사람의 오해를 불렀다. 조치를 하지 못한 건 지금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술 먹고 도망갔다는 건 말이 안된다. 도망 가려면 산속으로나 가야지, 길 건너 20m 앞에 있는 종합병원에 갔다. 차가 충돌하면서 가운데 센스에 걸려 에어백도 터지고 자동으로 전자장치가 꺼져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매니저와 보험사에 전화하고 병원에 갔다. 조치까지 취했더라면 하고 후회한다.”

이창명은 “2년간 쉬면서 많이 배웠던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 거다. 분명히 방송에서 불러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조급해지고 싶지 않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되고싶지 않다. 그건 설익은 밥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통사고를 통해 내적으로 좀 더 반성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싶다고 했다.

한편, 이창명은 지난 15일 ‘검사 상고 기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도로교통위반(음주운전)의 점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고 돼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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