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개헌안 10문10답…국회 문턱 넘을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헌안 발의를 추진하면서 1948년 7월12일 제정된 헌법은 또 한차례 개정 논의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세 차례에 걸쳐 대통령 개헌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조문까지 공개한데 이어 국회를 상대로 설득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야당은 국회 중심의 개헌을 주장하면서 대통령 권한 분산ㆍ축소 등이 국민 눈높이에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헌이 추진되는 배경과 대통령 개헌안의 주요 내용, 향후 전망 등을 10문10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 왜 지금 개헌인가?
▶헌법의 사전적 정의는 국가의 통치조직과 작용의 기본원리와 국민 기본권을 규정하는 근본 규범이다. 한 국가의 철학과 지향, 당대의 국민인식과 사회가치를 반영하고 제시한다.
현행 헌법이 1987년 이후 3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대한민국의 현실에 걸맞지 않게 됐다는 인식이 개헌의 출발점이다.
특히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1987년 당시 정치적 타협에 의해 도입된 5년 단임제 대통령은 임기 초반 제왕적 대통령, 임기 후반 레임덕 대통령이라는 폐단을 드러냈고 권력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졌다.

2. 어떻게 구성됐나?
▶청와대가 공개한 대통령 개헌안은 전문과 11개장 137조, 그리고 부칙 9조로 구성됐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 제1조 1항부터 국가의 전통문화 발전 계승 노력을 명시한 제9조까지가 총강에 해당한다.
전문과 10장 130조, 부칙 6조로 구성된 현행헌법에 비해 조문과 부칙이 조금씩 늘어났다.
현행헌법 제2장 ‘행정부’에 포함됐던 감사원은 제7장으로 독립했으며,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는 ‘기본적 권리와 의무’로 바뀌었고, 기존 제7장 ‘선거관리’는 제8장 ‘선거관리위원회’로 변경됐다.

3. 청와대 대국민설명 위헌?
▶청와대의 대통령 개헌안 대국민설명을 두고 일각에선 위헌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정식 발의 전 공개는 현행 헌법 제89조에서 개헌과 관련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한 규정에 위배되고, 국무회의가 아닌 청와대 비서실이 개헌안을 주도하고 국민과 국회에 책임을 지는 법무부장관이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이 발표한 것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대국민설명은 발의가 아닌 말 그대로 설명에 불과하다며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또 대통령 개헌안인 만큼 대통령의 헌법에 대한 철학과 의지, 소신 등을 참모들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권리 이전에 의무라고 반박했다.

4. 부마항쟁, 5ㆍ18, 6ㆍ10 전문 추가 왜?
▶대통령 개헌안 헌법전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부마민주항쟁과 5ㆍ18민주화운동, 그리고 6ㆍ10항쟁 등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기존 헌법에서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한 내용에 새로운 민주화이념을 더한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4ㆍ19혁명이 민주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법ㆍ제도적으로 공인받았기 때문에 헌법전문에 포함됐듯이 부마항쟁과 5ㆍ18민주화운동, 6ㆍ10항쟁도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초 추가 가능성이 거론됐던 촛불시민혁명은 현재진행이라는 이유에서 제외됐다.

5. 4년 연임제와 중임제 어떻게 다른가?
▶대통령 개헌안은 가장 민감한 이슈인 정부형태와 관련해선 4년 연임제로 결론내렸다.
개헌안 자문안을 만든 국민헌법자문특위는 애초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고려했으나 최종적으로 4년 연임제로 선회했다. 중임제는 현직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를 마치고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다음 대선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연임제는 오로지 두 번 연속 대선에서 이길 때만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 재출마의 길이 막히는 것이다.
특히 부칙 3조는 ‘이 헌법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해 문 대통령에겐 연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6. 또 다른 쟁점은?
▶국무총리 선출 권한은 정부형태와 함께 권력구조 개편 부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야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해소 차원에서 국회에 국무총리 선출 또는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반면 대통령 개헌안은 대다수 국민들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국회에서 선출 또는 추천된 국무총리와의 항상적 긴장과 이중권력구조에 따른 국정운영 난항 등을 이유로 현재 제도를 유지했다.
다만 국가원수 지위 삭제와 국회의 정부 통제권 강화, 특별사면권 제한, 감사원의 독립기관화, 헌법재판소 인사권 축소 등 견제장치를 추가했다.

7. 어떤 절차 남았나?
▶청와대는 지난 22일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마지막 설명을 한데 이어 국회와 각 정당, 법제처에 전문을 송부하고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법제처 검토를 거친 개헌안은 26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임시국무회의에 상정돼 심의 절차를 밟게 된다. 총리와 국무위원 부서 뒤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면 순방중인 문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재가하고 발의ㆍ공고할 예정이다.

8. 왜 26일인가?
▶문 대통령이 오는 26일 개헌안을 발의하면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문 대통령이 26일을 발의 시점으로 콕 집은 것은 6ㆍ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발의ㆍ공고 이후 국회가 60일 이내 의결해야한다. 또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일과 국민투표안 공고를 투표일 전 18일까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6일은 그 마지막 시한이다.

9. 대통령 개헌안 국회 문턱 넘을까?
문제는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다. 대통령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려면 재적의원(현재 293석)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하는데 진보와 보수할 것 없이 야당 모두 국회 주도가 아닌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부정적이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개헌 저지선인 98석을 훌쩍 뛰어넘는 116석을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 개헌안의 국회 통과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데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작년 대선 당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반대 역시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10. 국회 개헌합의안 도출 가능할까?
▶국회가 논의중인 개헌합의안은 대통령 개헌안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또 하나의 변수다.
청와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발의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해 개헌안을 마련하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내에서도 대통령 개헌안 발의 국회 표결일로 예상되는 시기를 역산해 5월말까지 개헌합의안을 도출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헌법전문에 담을 가치와 권력구조 개편, 노동권, 토지공개념 등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는 물론 야권 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