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워도 메워도…늘어만가는 나랏빚

1550조 돌파…국가부채 ‘눈덩이’

정부의 세수가 몇년째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재정지출이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발행이 늘고 공무원ㆍ군인연금 등 국가가 미래에 지급해야할 연금충당부채가 급증하면서 발생주의에 의거한 재무제표상 국가부채가 1년 사이 123조원 증가해 사상처음 1550조원을 넘었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ㆍ의결했다.

지난해 국가결산 결과 총세입은 359조5000억원, 총세출은 342조900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이 1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결산상 잉여금에서 차년도 이월금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일반회계 10조원, 특별회계 1조3000억원 등 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이 큰폭(14조5000억원) 늘어나면서 정부 통합재정수지는 24조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여기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해 실질적 재정수지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8조5000억원의 적자로, 2010년부터 이어져온 적자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발행액이 35조8000억원 늘어나면서 중앙정부 채무는 전년말 59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말 627조4000억원으로 35조4000억원 늘었고, 지방정부 채무는 같은 기간 35조원에서 33조4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의무를 지닌 중앙ㆍ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D1)는 660조7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33조8000억원 늘었다.

지출이나 비용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발생주의에 의거해 집계한 재무제표상 지난해 국가자산은 2063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6조4000억원 늘어난 반면, 국가부채는 이보다 더 큰 122조7000억원 급증하며 사상 처음 1500조원을 넘어 1555조8000억원에 달했다. 국가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같은 기간 533조7000억원에서 507조4000억원으로 26조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공무원과 군인연금 등 국가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가 지난 1년 동안 93조2000억원 급증하며 재무제표상 국가부채 급증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총 845조8000억원으로 재무제표상 국가부채의 절반이 넘는 54.4%에 달했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으로, 정부가 상환의무를 지닌 부채와는 차이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연금충당부채가 급증한 것은 공무원 등 재직자와 연금 수급자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할인율이 낮아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저금리로 미래가치의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런 할인율 영향 등을 제거하면, 재직자의 근무기간 증가 등에 따른 실질적인 정부 부담은 10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일자리 확충과 저출산 대응 등을 위한 확장적 재정운용이 지속되면서 국가재정은 계속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로 연금지급 등 정부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다 과감한 연금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해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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