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무고죄 관련없는데…‘무고 형량 늘려달라’고?

가해자 지목 피해사례 방지
‘성폭력 무고 40%’ 엮어 주장
통계수치 자체도 근거 불명확

“성폭력 무고가 전체의 무고의 40%에 달하니 무고죄 형량을 강화해달라.”

최근 미투(Me Tooㆍ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비판하며 무고죄 형량을 강화하라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다. 무고하게 가해자로 지목돼 피해를 입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반대급부를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다. 이같은 걱정어린 목소리는 전체 무고 사건 중 성폭력 무고가 4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결론부터말하면 애초에 무고죄는 미투 운동과 큰 관련도 없다. 해당 주장의 근거가 된 수치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무고죄는 애시당초 대다수 미투 운동과 관련조차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투 폭로자들은 대부분이 수사기관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하고 ‘신고’하는 대신 언론이나 SNS를 통해 세상에 폭로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실제 고소를 하더라도 성립요건이 까다로운 무고죄 대신 사실을 말해도 처벌하는 명예훼손죄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성폭력 무고 비율이 전체 무고 사건의 40%에 이를 정도로 빈발하니 무고죄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성폭력 무고 범죄 건수는 애초에 알 수 없다. 통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ㆍ법무부ㆍ검찰은 성폭력 무고 관련 통계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는 다른 성폭력 이외 범죄까지 포함한 무고 사건 발생 건수 뿐이다.

미투 꽃뱀설은 무고 사건 성비만 봐도 성립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2016년도 무고 범죄 중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는 전체 무고 범죄의 32.7%다. 이들 모두가 성폭력 무고라고 가정해도 전체 무고의 30%를 겨우 넘는다. 해당 수치는 성범죄 이외의 범죄에 대한 무고 사건까지 포함한만큼, 실제 성폭력 무고사건 비율은 30%보다 무조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성폭력 무고 비율이 40%란 주장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같은 주장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성폭력 범죄 비율을 성폭력 범죄 중 무고 사건 비율로 잘못 해석한 오보가 시초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6년 성폭력 사건 29357건 중 13176건을 불기소 처분해 성폭력 사건의 불기소율이 44.8%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검찰이 불기소한 성폭력 사건과 성폭력 무고 사건 사이에는 쉽게 치환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기소를 무고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비약이라는 설명이다. 법적 다툼 끝에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성추행 혹은 성폭행 혐의를 벗더라도 ‘논란이 된 행위’가 존재했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성폭력 불기소 사건을 무고 사건으로 치환할 수 없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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