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통상전쟁 여전히 유효…성적표는 나중에 나온다

한미FTA와 232조 철강 관세 문제가 일괄 타결됐다.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만 남았을 뿐 양국의 형식적인 승인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다. 지난 1월 5일 워싱턴DC에서 첫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한지 3개월만이다. 예상밖의 속전속결이다. 양쪽 모두 이익을 얻는 모양새로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 셈이다.

결과도 무리없는 수준이다. 적어도 당초 협상의 목표였던 ‘상호 이익균형’은 달성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려진 내용면에서 우리가 크게 불리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철강 관세 협상에선 관세 면제와 15~17년간 평균 수출량(383만톤)의 70%(268만톤)에 해당하는 쿼터(17년 대비 74% 수준)를 설정했다. FTA 재협상에선 농업부문에서 추가 개방 없이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지켜냈다. 대신 화물차의 대미수출 관세철폐 시기를 오는 21년에서 41년까지 20년 추가 연장했다. 또 우리나라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미국 기준을 충족하면 수입을 허용하는 쿼터도 현행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어차피 자동차가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의 72.6%(129억6600만 달러)나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양보는 불가피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180억 달러로 전년보다50억 달러 감소했고, 흑자의 70% 이상이 자동차 수출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차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만19대 수준이다.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이 10%도 안된다. 물량이 많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란 게 업계 분석이다. 화물차도 미국 주력 수출차종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상징적인 양보에 비해 타격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긴 결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이번 결과로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불리한 가용정보’(AFA)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등 무역구제 남용에 대한 안전장치 강화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개선은 앞으로 진행시켜야 한다.미국이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쿼터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과의 통상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이번 협상의 성적표도 한참 후에 나온다. 단기 성적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 성급하게 평가할 일은 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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