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국회 합의 못하면, 대통령 개헌안 처리가 당연”

-모친상으로 검은색 넥타이 차림 국무회의 주재
-“국회, 개헌 아무런 합의 못이룬 채 오늘 이르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로 국회가 개헌 논의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개헌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정부 개헌안을 심의ㆍ의결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총리는 “국회가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국민투표에 차질이 없는 시점까지 개헌안에 합의해주신다면 정부는 수용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못하다면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회가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국민투표법을 조속히 바로잡아 주시기를 요청한다”면서 “지금 상태로는 개헌국민투표는 물론, 국가안위와 관련되는 중대사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할 수 없다. 참으로 심각한 이 상태를 더는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대통령 개헌안과 관련해 왜 지금인가, 왜 대통령 발의인가, 어떤 내용인가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개헌 시점과 관련, “현행헌법이 시행된 지 30년 이상 흘렀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현행헌법에 담기지 못한 변화와 현행헌법으로 구현되기 어려운 수요가 많이 생겼다”며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총선거 및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주기 차이 때문에 여러 선거를 너무 자주 치르게 하는 폐단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여러 해 전부터 현행헌법의 개정이 논의돼 왔다”면서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주요정당 후보들이 모두 개헌을 국민께 공약한 것도 개헌이 시대의 요구라는 공통된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대통령이 발의하게 된 것과 관련해선 “국회는 개헌에 관한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며 “이대로 두면 국회가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국민투표라는 여야 공통의 공약을 이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은 개헌안 발의권을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와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국회는 개헌에 관해 아무런 진척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 개헌 논의가 지연되는 바람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총리는 대통령 개헌안 내용과 관련해선 “개헌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서는 여러 해 동안 여러 단위에서 많은 연구와 논의가 계속돼 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 특별위원회’가 일반국민과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개헌안은 시대와 국민이 새롭게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광범하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모친상을 입은 이 총리는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와 검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 총리의 어머니 고(故) 진소임 여사는 전날 저녁 노환으로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7남매 중 장남인 이 총리를 비롯한 자녀들은 지난 2006년 진 여사의 팔순을 맞아 어머니에 관한 추억을 되새긴 수필을 엮어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이 총리는 가족과 함께 조용히 모친상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문객들의 조화와 조의금도 받지 않는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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