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민관공조로 中관세폭탄 막았다

모듈장비 8% 관세부과 으름장
기재부·관세청·대사관과 협심
WCO서 무관세 품목 인정 결실
‘통상위기’ 극복한 모범사례로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160억원의 ‘관세폭탄’을 맞을 위기를 민관의 긴밀한 협력으로 극복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는 LG디스플레이와 기획재정부, 관세청, 주중한국대사관의 ‘4각공조’로 이뤄낸 성과로, 글로벌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민관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여서 주목된다.

26일 전자업계와 정부기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정부가 2016년 자사의 모듈 장비에 8% 관세를 부과한 결정에 대해 세계관세기구(WCO)에서 2년에 걸친 공방 끝에 지난 13일 무관세 품목으로 최종 판정받았다. ▶관련기사 13면


앞서 중국 광저우 정부는 LG디스플레이가 수출하는 모듈 장비에 8% 관세를 부과하고 3년 전까지 소급적용해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번 WCO 위원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모듈 장비가 무관세 품목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면 회사는 해당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마다 8%의 관세를 내야하는 막대한 부담을 떠안을 판이었다.

이번 결정으로 LG디스플레이는 3년 소급 적용 분인 160억원과 이후 지속적으로 부과됐을 막대한 관세 손실을 막을 수 있게 됐다.

해당 장비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인 탭 본딩(TAB Bonding) 장비다. 그동안 중국에서 ‘기타 고유기능의 기계장치’로 분류돼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중국 광저우 세관은 2016년 4월 돌연 태도를 바꿔 탭 본딩 장비가 8%의 관세가 부과되는 ‘전기식 용접기’로 분류된다고 일방 통보했다. 이어 2015년 8월 유사장비에 대해 전기식 용접기로 분류한 사례를 들며 LG디스플레이에 소명을 요구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법인은 곧바로 품목분류 의견서를 광저우세관에 제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회사는 우리나라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에 도움을 청했고, 정부기관은 주중한국대사관 관세관을 통해 중국 관세청에 해당 사항에 대한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해당 장비에 대한 품목분류가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관세추징을 보류했다. 대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WCO 품목분류위원회에 안건을 정식 상정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안이 국제기구로 넘어가며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 글로벌 패권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WCO 위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와 기획재정부, 관세청으로 이뤄진 ‘한국 팀’은 모듈 장비가 관세부과 품목이 아니라는 논리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섰다.

‘한국 팀’은 WCO 품목분류위원회의 두차례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10여 차례 회의도 가졌다. 지난 13일 마지막 심의에서는 WCO 회원국 위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까지 펼쳐가며 탭 본딩 장비의 무관세 품목 판정을 이끌어 냈다.

재계 관계자는 “미ㆍ중 통상전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이 침착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라며 “기업이 모든 걸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전문인력을 키워 민관협력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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