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옥중 조사’ 전면 거부키로…검찰은 방문 강행

-“공정 수사 기대하는 것 무의미”
-檢, 국정원 자금 수수 등 추가 조사 필요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의 ‘옥중 조사’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예정대로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했지만 조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64ㆍ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26일 정오께 법무법인 열림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논 끝에 이 전 대통령께서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하셨고, 조금 전에 검찰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뒤 사흘 만인 이날 오후 2시 처음으로 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가 26일 오후 서울 대치동 ‘법무법인 열림’ 사무실에서 향후 검찰 조사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배포만 입장문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강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물을 것을 여러 차례 천명했지만, 구속 후에도 검찰은 함께 일했던 비서진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고, 일방적인 피의 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고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 입장을 충분히 밝혔다”며 지난 22일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에도 불출석했었다. 지난 14일 검찰의 소환 조사에 응한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을 준수하는 차원”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검찰 조사를 전면 거부하면서 법리다툼보다는 정치적 부당함을 호소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재판 출석 여부에 대해 강 변호사는 “거기까진 생각을 안 했다”면서도 “재판은 당연히 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66)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1일 구속 수감된 뒤 4월 17일 기소될 때까지 구치소에서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다만 기소된 뒤 건강 문제를 들어 조사를 거부했으며, 지난해 10월 구속이 연장되자 재판 출석도 거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찰 호송차를 타고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신봉수(48ㆍ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수사관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을 강제로 조사할 방법이 없어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 부장검사는 당초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혐의에 대해 보강 조사를 할 계획이었다. 그간 수사팀에서는 첨수1부가 다스 소유 문제와 경영비리 의혹 등을, 특별수사2부(부장 송경호)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민간 영역의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지난 14일 신 부장검사가 먼저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것처럼, 검찰은 ‘다스 실소유 의혹’을 우선 규명한 뒤 뇌물 수수 의혹 등을 추가 조사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구속 영장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구속 기간 중 추가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달 10일 구속 기한까지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모두 거부하면 추가 혐의 적용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장다사로(61)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국정원 자금 10억 원 수수 혐의, ‘민간인 사찰’ 폭로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5000만 원, 현대건설이 2010년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에 통행세 명목으로 건넨 2억 원대 뇌물 혐의 등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의혹으로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 거부와 별개로 강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구치소에서 접견하며 검찰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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