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연구원’ 허위 등재해 인건비 6억 빼돌린 교수 구속

-대학원생들에 ‘통장 만들라’ 지시…인건비 입금되면 일괄 인출
-까드깡 수법으로 연구비 수천만원 횡령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대학원생 연구원의 인건비를 허위로 등재해 수억원을 편취한 40대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혐의(사기)로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 교수 A 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수실 압수수색 모습. [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정부산하 연구기관과 기업체로부터 29개의 연구과제를 수주받아 수행하면서 대학원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허위등재 해 산학협력단에 청구하는 방법으로 총 6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 교수는 연구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원을 참여연구원으로 허위 등재해 석사과정 학생은 최대 월 180만원, 박사과정 학생은 최대 월 250만원의 인건비 지급을 산학협력단에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청구한 허위 인건비는 연구과제를 담당한 교수인 A 씨에게 모두 지급됐다.

A 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는 석ㆍ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에게 교내 은행에서 연구과제 인건비 통장을 같은 비밀번호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선임연구원 1명에게는 통장과 체크카드를 통합 보관하도록 했다.

이후 인건비가 입금되면 대학원생들에게 체크카드를 나눠주며 출금을 지시했고, 현금으로 받은 돈은 모두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문구점 거래처에서 일명 ‘카드깡’을 이용해 연구비 2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대학 인근 문구점에서 연구비 카드로 잉크토너, 사무용품 등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결제를 하고 그 대금을 적립했다. 이후 문구점 사장에게 자신의 신발, 골프의류, 시계 등을 구매대행을 시키는 방법으로 연구비를 빼돌렸다. 문구점 사장도 문구점 사장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번 사건은 A 씨가 논문심사, 학위취득에 있어서 지도교수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악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연구 수행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은 석사과정 학생 월 30~70만원, 박사과정 학생 월 90~100만원만 받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연구 수행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정당한 인건비도 제대로 지급을 하지 않는 소위 갑질 행태는 근절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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