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규제 혁신의 본보기로 삼을만한 국유지 특례지원

정부가 27일 내놓은 국유재산 특례지원 방안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규제 혁신의 좋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규제 완화는 그리 어렵고 복잡할 것이 없고, 해당 부처와 공무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반갑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당정협의를 거쳐 도시 경쟁력 회복과 주거복지 실현 등의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다. 도시재생을 위한 혁신 거점 공간 조성에 유휴 국유지를 적극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그 요지다. 청년창업이나 복합 문화공간, 마을 공동작업장 등의 공간이 그 대상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바로 국유지 특례지원, 다시 말해 규제 완화의 힘이다. 그동안은 국유재산을 장기 임대해 창업촉진이나 문화 활성화 공간 조성으로 구도심을 활성화하려 해도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국유지상에는 영구시설물 짓는 걸 금지하고 임대기간도 최장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국유재산법’이 늘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구시설물 짓는 걸 허용하고 임대기간도 20년으로 늘리도록 법을 개정키로 한 것이다. 걸림돌이 치워졌으니 앞으로 해당 사업은 한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부는 차제에 이번 로드맵에 따른 특례조치 말고도 노후청사 복합개발이나 토지개발 등 국유재산을 활용한 혁신 성장을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 둘 풀어나가면 ‘규제 거미줄’이 제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경쟁에 각 국이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가 달린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규제 시스템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드론 하나 띄우려고 해도 항공법과 도로교통법 등 10개 가까운 규제를 받아야 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구글도 손을 들 정도다. 한국에서는 AI의료서비스, 유전자연구, 드론배달 등 사업은 각종 규제에 걸려 영위할 수가 없어서다.

물론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기업활동을 먼저 허용하고 규제는 사후에 하는 ‘선(先) 허용, 후(後) 규제’를 지시했다. 그만큼 상황 인식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하긴 문 대통령 뿐이 아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전봇대’와 ‘손톱 밑 가시’를 강조했다. 그런데도 변한 건 거의 없다. 일선 공무원들의 자세가 바뀌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국유재산 활용에 걸림돌을 치워주듯 발상을 조금만 달리하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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