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리외교 모델로 손색없는 한-UAE 산업협력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간 협력사업 성과가 눈부시다. 사전 조율 과정을 거쳤겠지만 지난 25~26일 UAE에선 각종 양해각서(MOU) 및 계약 체결식이 줄을 이었다. 반도체, 에너지 신산업, 원전 MOU와 원전 엔지니어링 계약, 게다가 제3국 원전사업 공동진출 선언문 등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내용도 굵직굵직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자회사와 맺은 계약 규모가 자그마치 30억7000만 달러다. 아부다비 서쪽 230km 루와이스 정유공장에 하루 생산량 17만 배럴의 탈황설비를 만들고 루와이스 공단의 배출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담수생산 시설도 건설한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운영법인인 나와(Nawah) 에너지와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장기 엔지니어링 지원계약을 체결했고 한국전력공사는 ‘바라카 원 컴퍼니’와 양사의 중동을 포함한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에 협력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UAE에 적합한 반도체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협력하고 UAE 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현장교육, 실습 등도 지원한다. 양국 정상이 공언한대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MOU와 계약 등의 가시적 성과 이외에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양국간비공개 군사 협약문제로 일어난 잡음을 봉합했다는 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중동의 무역 전진기지를 더욱 확고히 한 것은 평가할만하다.

UAE는 작년 교역량 149억달러로 중동에서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다. 앞으로의 가능성은 더 크다. 서로 간의 이해관계도 맞아 떨어진다. UAE는 보건,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BT) 등에 집중 투자하며 탈(脫)석유 전략을 추진중이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들이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실리외교가 꼭 필요한 곳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에는 소리소문없이 300명이나 되는 기업인이 동참했고 이들은 국가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비즈니스 기회를 얻었다. UAE측도 삼성전자, LG 화학, SK 등 기업 최고경영자 15명을 왕실 오찬에 초청해 별도의 만남 기회를 만들었다. UAE와 한국기업간 협력사업이 “석유 가스분야에서 총 250억 달러 규모로 추가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다.

양국의 이같은 협력 분위기가 사우디 원전 수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국형 원전 설치의 경험이 같은 아랍 국가 설득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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