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 징역 15년刑…10년 억울한 옥살이 누가 보상

[헤럴드경제=이슈섹션] 18년 만에 진실의 베일이 벗겨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에게 징역 15년 형이 구형됐다. 하지만 사건 당시 15세 소년이었던 피해자 최씨는 누명을 통한 10년의 감옥생활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께 당시 15세였던 최 씨는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끔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길가의 한 택시 운전석에서 기사 유모(당시 42)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던 것. 예리한 흉기로 12차례나 찔린 유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그날 새벽 숨을 거뒀다.

최초 목격자이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던 최 씨는 경찰 강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하게 되고 이후 재판과정에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 발표와는 달리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옷과 신발에서는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 김씨에게 상고심서 징역 15년 형이 확정됐다. 진범 누명을 쓴채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로 청춘을 다보낸 최초 목격자 최씨는 눈물만 쏟아 냈다. [사진=연합뉴스]

범인으로 몰린 최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수감 생활 중 진범이 잡혔다는 희소식이 들렸다.

경찰은 사건 발생 2년 8개월이 지난 2003년 3월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당시 19·현재 37)씨는 경찰에 붙잡히자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그의 친구로부터는 “사건 당일 친구가 범행에 대해 말했으며 한동안 내 집에서 숨어 지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 사건의 범인이 이미 검거돼 복역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이 과정에서 김씨와 친구는 진술을 번복했다.

결국,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이 부족하고 사건 관련자의 진술이 바뀐 점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진범 김씨는 재판 한 번 받지 않고 혐의를 벗었다.

출소한 최씨는 2013년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6년 11월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재심 선고 직후 검찰은 2003년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김씨를 체포해 구속기소 했다. 사건 직후 개명해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해 오고 있던 김씨는 기소 이후에도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진범 김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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