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 18년만에 15년형 확정

18년 만에 밝혀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37)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씨는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금품을 노리고 택시기사를 흉기로 12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됐다.

당초 경찰은 김 씨가 아닌 목격자 최모(34)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당시 16세였던 최 씨의 자백을 받아내 사건 발생 20일 만에 재판에 넘겼다. 최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지난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이후 “경찰의 폭행에 따라 허위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2016년 11월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누명을 벗었다.

경찰은 2003년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김 씨를 조사하며 범행에 관해 자백을 받았으나,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기관은 최 씨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마자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재판에서 “친구와 재미로 범행의 경위, 방법 등에 대해 각본을 짜듯 이야기를 나눴고, 친구가 지인들에게 내가 저지른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진범이라는 소문이 났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 친구와 2003년 김 씨를 조사한 경찰관 등 증인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목격자의 진술과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일치한다는 법의학 전문가들의 소견 등을 고려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1ㆍ2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1ㆍ2심 재판부는 “김 씨는 돈을 마련하고자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대상을 물색하여 피해자를 참혹하게 살해해 범행이 대담하고 잔인하다”며 “강도살인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 범죄로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거나 용납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김 씨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경제적 곤궁이 범행을 계획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이고,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은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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