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수시 최저등급 폐지 권고에…‘정시 vs 수시’ 갈등

-수험생들 “수시 공정성 못믿어” 비판 쇄도
-靑청원 이틀만에 6만면…게시글도 수백건
-“수시 비중 줄이고 정시 늘려라” 목소리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수능 4등급이 SKY 갈 수 있다구요?”

교육부가 대학들에게 대입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시 최저등급 폐지’를 둘러싼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4년제대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세부사항을 안내하며 수능 최저기준 폐지시 사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수시 선발 학생이 수능에서도 최저등급 이상을 만족해야 입학할 수 있도록 한 수시 최저등급를 폐지하라고 유도하는 정책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 캡처]

최저학력 기준 유지를 주장한 이들 대부분은 수시모집, 특히 학종전형을 통한 입시의 예측성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대형 수험생 커뮤니티 중심으로 즉각 수시 최저등급 폐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정시 전형을 노리는 대다수 수험생들은 “수시 선발 비중이 늘어나는 와중에 최저등급마저 없애면 정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정시만을 바라본 N수생, 내신 성적을 받기 어려운 특목고ㆍ자립형사립고 학생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일각에서는 정시 비율을 늘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들 학생들은 “수시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원에서 수백만원 들여 생활기록부 만드는 아이들이나 가는 것”이라며 수시 제도의 공정성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발 기준이 불명확한 수시보다 점수대로 자르는 정시가 차라리 공평”하니 정시를 늘리라는 주장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수시 최저등급 폐지 유도안에 수험생간 ‘정시 대 수시’ 구도마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같은 대입 수시 선발제도에 대한 비난 여론 일부는 수시 입학생을 향한 편견이 담긴 비난 여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수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실력이 없다”거나 “수능 4등급이 SKY 가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실제 일부 대학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때 정시 입학생들이 수시 입학생들을 ‘수시충’으로 폄하하거나 전형 이름을 따 ‘학종충’, ‘지균충’ 등으로 비하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과 수시 입학생들로선 뼈아픈 일이다.

거세게 번져가는 비판 여론을 반영한 듯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수시 최저등급 폐지에 반대 청원글만 수백건 올라온 상황이다. 25일 게시된 ‘수능최저 폐지 반대 및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촉구하는 청원글에 이틀이 지나지 않은 26일 오전 9시 기준 5만9905명이 동의하는 등 발빠른 호응을 얻고 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교육부는 해당 폐지유도안이 올해 입시인 2019학년도가 아닌 2020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대학의 돈줄을 좌우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해당 연도뿐 아니라 최근 3년간 대입전형 운영 내용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해명도 비판여론을 수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수시 선발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수험생들의 의심을 풀어주지 않는 한, 수시는 수시대로 정시는 정시대로 충실하게 뽑자는 도입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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