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 성추행‘의혹 안태근 수사 장기화… 직권남용 혐의 확정 난항

-조사단 출석 한 달 지났지만 사법처리 여부 미정
-’감찰 무마 의혹‘ 최교일 의원 조사 계획도 없어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여검사 성추행 사건 피의자인 안태근(52·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직권남용 혐의 확정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안 전 국장의 신병이나 기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교일(56)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조사 계획도 현재로서는 결정하지 못했다. 2009~2010년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최 의원은 당시 서 검사 성추행 사건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최 의원은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안태근 전 검찰국장 [사진=연합뉴스]

안 전 국장은 지난달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단이 꾸려진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14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이후 한달여가 지났지만, 조사단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자인 서지현(45·33기) 검사가 제기한 의혹 전반을 모두 검토할 방침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세월이 흘러 확인할 게 여러 가지가 있다, 직권남용에 관해서는 2010년 기록부터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의 경우 가장 뚜렷한 혐의는 성추행이다.

범행 당시 목격자가 여럿 있어 안 전 국장도 객관적 사실을 부인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2010년에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를 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친고죄’ 규정이 있었고, 이미 고소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 공소시효도 만료돼 형사처벌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사단이 최근 부하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의 현직 부장검사를 긴급체포한 뒤 바로 구속기소한 사안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안 전 국장이 성추행을 문제삼은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은 범행 이후 여러 시점에 걸쳐 있어 처벌이 가능하다.

직권남용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서 검사는 2014년 여주지청 근무 당시 이른바 ‘표적 사무감사’를 받고 부당하게 검찰총장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근무지인 통영지청 발령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단이 안 전 국장을 사법처리하기 위해서는 2010~2015년 사이에 서 검사 인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 안 전 국장은 2010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고, 이후 2013년부터 인권국장과 기획조정실장, 검찰국장 등 법무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2014년 사무감사가 특정인을 한정했던 게 아닌 만큼 구체적인 혐의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5년 서 검사가 비선호 근무지인 통영지청으로 발령난 데 대해서는 법무부가 “2015년 인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충분히 살펴봤지만, 아무런 기록상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조사단이 상반되는 결론을 내린다면 법무부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 없이 성급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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