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산업-(上) 출구를 찾자] 고임금·저효율에…한국車 경쟁력 ‘급브레이크’

비효율적인 생산구조가 발목
수출 5년째 감소·생산도 ‘뒷걸음’
현대·기아차 새 공장 21년째 끊겨
노동유연성 없으면 ‘제2 GM’ 우려

한국자동차 산업이 안팎으로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안으로는 ‘고임금·저효율’의 생산구조로 세계 자동차 생산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생산이 뒤걸음질치고 있다.

내수는 수입차에 계속 잠식당하고, 한국GM은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출은 5년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등 신흥국들이 급부상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으로 중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유럽 브랜드의 자동차들에게 위협받을 수 있는 등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관련기사 2면


이처럼 국내 자동차산업이 안팎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 2위 업체인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이 10여년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수출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생산시설을 잇달아 지은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 ‘고임금 저효율’에 따른 경쟁력 저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국내 신규공장 건립 소식이 끊긴지 20년이 지났다.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신규공장 건립은 지난 1996년 11월 아산공장 준공이후 21년간 없었다. 공장 증설도 최근 4년전 기아차 광주공장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총 24차례나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으로 인해 생산차질액만 1조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는 현대차 영업이익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은 4.7%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사들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최근 지표를 보면 한국자동차 산업은 더 우울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3만4000여대 줄어든 59만9000여대에 그쳤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멕시코(63만2000여대)에 역전당해 7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연초지만 이대로 가면 올해 6위도 힘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5위권을 지키던 한국 자동차 생산이 2016년 6위로 떨어지더니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은 결국 경쟁력 때문이다.

경직된 노동법제와 이에 따른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임금은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등 경쟁 업체에 비해 높지만 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시간은 더 많다. 이러한 구조는 비단 자동차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산업계 차원의 문제다.

노사간 힘의 불균형 해소, 노동유연성 확보없이는 언제든 제2, 제3의 한국 GM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하에서 어느 국가, 지역의 생산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그 생산기지는 언제든지 다른 국가, 지역으로 이전될 수 있다”며 “종국적으로 노조 및 근로자는 심각한 고용위기를 겪게 되고, 해당 국가는 지역경제 파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대립적 노사관계로 인해 고비용, 저효율이 고착화됐던 호주 자동차산업이 결국 파산했고, 영국 자동차산업은 몰락해 자국 메이커가 모두 외국기업에 인수 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직된 노사관계와 고임금 저효율의 생산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자동차산업, 나아가 한국 제조업이 갖고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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