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청사 주차장’ 막아놓고…불법주차 단속車 대기시킨 관공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관공서 주차장 통제
-먼거리 공영ㆍ사설 주차장 안내 후 주차단속
-방문 시민들 “막무가내식 행정” 거세게 반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6일 서울 모 구청을 찾은 민원인 김모(35) 씨는 버젓이 대기중인 주차 단속 차량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서울ㆍ수도권의 관공서 주차장들은 자동차 ‘홀수’ 차량들의 진입을 막는 동시에 구청 주변에서 꾸준히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 것이다.

김 씨는 “주차장 진입이 막혀 주차할 곳을 찾아 구청 주위를 여러번 돌았는데, 시청에서 나온 단속차량이 내 차와 같이 청사 주위를 여러번 돌았다. 미세먼지를 실적 올리기에 활용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울시내 한 구청 앞에 주차된 차량에 붙어있는 과태료 위반 통지서. [사진=김성우 기자/[email protected]]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수도권 관공서에는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 관공서마다 직원이 하나씩 나와 주차장 진입을 통제한 것이다. 임산부ㆍ유아동을 태운 차량이나 친환경(전기차ㆍ경차) 차량들만이 이날 주차장 진입 통제 대상에서 빠졌다.

주차 요원들은 나머지 차량을 인근에 위치한 ‘공영주차장’과 ‘유료주차장’으로 차량을 안내했지만, 민원인들은 여기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선 관공서에서 공영주차장까지 거리가 제법 떨어진 경우가 많았고, 호텔과 식당 등 서비스업체에 속해있는 유료주차장들은 ‘공간 부족’을 이유로 차량 진입을 받지 않은 것이다.

오후 4시께 방문한 용산구청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차장 통제를 막은 상황에서 이날 구청변에는 상당수 차량이 주ㆍ정차된 채로 서 있었는데, 상당수 차량에는 ‘교통위반 과태료’가 부과돼 있었다. 위반일시는 오후 3시40분~50분께였다. 이날 용산구청은 주차장 입구를 통제하며, 구청에서 1.3㎞떨어진 한남공영주차장 혹은 인근에 위치한 호텔로 주차를 안내했다. 

한 구청 지하주차장 앞에서 주차요원이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email protected]]

이런 상황에서 구청 주변에서 주차단속도 진행되니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구청에서 만난 최모(32) 씨는 “구청에 들러 급한 민원을 보고 나왔는데 딱지가 붙어 있으니 짜증이 났다”면서 “내가 주정차위반을 했으니 할 말은 없지만, 1㎞도 넘게 떨어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라 해서 어쩔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법원에서 민원을 처리한 A씨도 “관공서는 급하게 방문해 민원을 처리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안없이 먼 주차장 안내 후 주차장을 쓰지말라면 어쩌란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구청변에 불법주정차중인 차량들. 차량 앞유리에는 저마다 과태료 위반 통지서가 붙어 있다. [사진=김성우 기자/[email protected]]

극심한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이라, 관공서를 탓하기도 어렵다. 이날 마스크를 쓰고 걸어서 용산구청에 민원을 보러 온 이모(53) 씨는 “차가 있지만 승용차 2부제를 한다고 해서 가져오지 않았다. 국가에서 캠페인을 하면 적극 따르자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지자체 측은 ‘하던대로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용산구청 한 관계자는 “원래 구청주변에서는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꾸준히 주차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고 해서 특별히 오늘만 한 것이 아니라, 원칙대로 일을 진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전날에 이어 27일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연이어 시행한다. 이에 짝수차량의 관공서 주차장 진입통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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