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세일즈’… 韓·UAE, 경제 지도 달라진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국교 단절’ 논란이 일만큼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만에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외교의 격을 높이고, 양국 기업간 협력 수준은 27조원이 추가로 커지게 됐다. 청와대 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업 네트워크 구축을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간) “이번에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신경을 썼던 부분이 경제인들께서 UAE와 실질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네트워킹을 청와대가 지원 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경제인 분들이 모하메드 왕세제와 문재인 대통령이 오찬 하는데 같이 참여시켜서 UAE 장관들과 국영기업 사장들 같이 네트워킹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흐메드 UAE 왕세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5일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확대정상회담,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오찬까지 함께 했다. 그러나 UAE측은 오찬장의 장소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경제인(14명) 참석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고, 청와대 측은 ‘5명만이라도 참석토록 해달라’고 재차 UAE측에 요청했다. 한국측의 간곡한 요청에 UAE측도 ‘좁더라도 같이 먹자’는 의사를 밝혀오면서 한국 경제인들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오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석유가스와 신재생 프로젝트와 관련한 UAE측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술탄 알 자베르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사장과도 면담했다. 당초 길어야 30분 가량 예상됐던 이 자리도 한 시간 가량으로 늘어났고, 늘어난 시간만큼 보다 구체적인 사안들이 논의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구체적인 숫자 ‘250억달러’가 나온 과정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은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접견한 모하메드 왕세제는 접견이 끝난 직후 칼둔 청장 등 관련 각료들을 불러 한국과의 교역액 규모를 산정할 것을 지시했고, 지시를 받은 각료들이 별도로 계산해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나 ‘250억달러’ 얘기를 처음으로 꺼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저희도 그 자리에서 처음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화로 약 27조원 규모의 한·UAE 교역액 증가분이 한국의 어느 기업에 얼마만큼이 할당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백운규 산자부 장관 등에게 직접 관련 사안을 챙기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금 더 구체적인 프로젝와 관련한 내용은 해당 장관들끼리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다. 아직은 ‘톱다운’ 방식으로 두 정상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오갔다는 정도의 말씀만을 드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역액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250억달러 분야는 석유화학 분야에 국한된 것이란 설명을 청와대 측이 내놨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석유 화학 부분만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의 서부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한국측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의사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 인프라 부분의 대규모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관측도 가능한 대목이다.

청와대측은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상회담 직후 이처럼 숫자를 공식화하면서 양국 협력 규모를 얘기한 것도 이례적인데다 관련 사항을 외부에 공개해도 된다는 것을 밝히라고 한 것 역시 ‘자신감’의 표현이라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과의 특별한 협력 관계를 이해한다는 자신감을 (UAE측이) 내비친 것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와는 의미를 다르게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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