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부터 서울까지’ 전국구 절도범…게임중 찾아가 “휴대폰 빌려달라”더니 슬쩍

-주로 고가의 휴대전화 대상 범죄
-피해건수 20건, 액수도 1895만원 상당
-범행 저지른 뒤 ‘택시’타고서 자리 피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피의자 김모(21) 씨는 피시방을 들어가면 가장 먼저 자리마다 놓인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매장을 한번 쑥 훑은 뒤 ‘팔릴만한’ 휴대전화를 발견하기까지 잠깐. 그리곤 범행 대상에 접근해서 애타는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제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돼서 그랬는데 휴대전화 좀 써도 될까요?”

게임에 정신이 팔린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그에게 순순히 휴대전화를 빌려줬다. 김 씨는 잠시 통화하는 척 대기하다 휴대전화를 들고 매장을 빠져 나갔다. 그는 범행을 저지르고 택시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에서 사라졌다.

피해자들이 휴대전화를 찾을 때면 김 씨가 이미 현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이렇게 발생한 피해 건수만 20건, 액수도 1895만원 상당에 달했다. 갤럭시S8ㆍ노트8, 아이폰9ㆍX 등 주로 고가의 휴대전화가 김 씨의 타깃이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이같은 수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갈취한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를 통해 김 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CCTV 기록을 조회했고 지난 20일 김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은평구 응암동 지역에서 피해를 당한 중학생A군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 분실 사실을 알고 김 씨를 쫓아가 막다른 골목까지 따라갔는데, 김 씨가 담을 넘어 도망쳤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 어린 학생들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사진=김진원 기자/[email protected]]

경찰에 따르면 무직자인 김 씨는 낮시간대 범행을 벌였다. 주로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범행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관악구 거주자인 김 씨는 주로 낯선 지역, 번화가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본인의 생활 반경 내에서는 발각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은평구 응암동을 포함한 서울 전지역, 경기도 과천과 충청남도 천안까지도 그의 범행대상이 됐다.

김 씨는 절취한 휴대전화를 장물로 처분한 뒤, 유흥비 및 생활비로 모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휴대전화를 모두 한 장물업자 B씨에게 넘겼다고 주장함에 따라 B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부경찰서는 “모르는 사람이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할 때는 세심히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관내 pc방 업주 및 pc방 이용 청소년 대상 피해사례 홍보로 추가 피해 예방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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