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의지는 ‘활활’…실력은 ‘글쎄’

자금력ㆍ경영능력 등 모두 의문
산은 “더블스타 아니면 법원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의사를 밝혔지만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지 않는 한 자금력, 중국공장 정상화 능력 등을 입증하지 않는 한 거래 성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중국계 더블스타의 인수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타이어뱅크의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액은 3729억원으로 전년대비 35.2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64억원으로 59.93%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73억원으로 15.23% 줄었다. 자산규모는 3640억원, 이 중 현금성자산은 192억원에 불과하다. 직원 수는 70명 정도로 작다.


더블스타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에 투입하려는 자금 규모는 6463억원 규모다.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이어뱅크가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여러 ‘무리수’를 둬야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4일 “국내 건실한 기업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매각조건과 동일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 당시 중견기업들과 연대해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노조 측은 희망기업이 타이어뱅크 외에도 2곳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산은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의 정상화다. 타이어뱅크는 이부분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조건이 나오지 않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엄청난 조건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중국 공장 가동을 정상화해야 하는데 타이어뱅크가 현실적으로 그럴 능력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 조건이 나오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노조가 더블스타 투자를 거부할 경우 법정관리행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런 가운데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대전 둔산동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상각을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타이어뱅크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금을 받아 인수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상장에는 시간이 걸리고 타이어뱅크 총 자산은 3600억원에 불과하다.

채권단이 투입할 2000억원도 인수에 쓰일 수 있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채권단의 자금지원은 시설자금 용도로 계획했으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조건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으로 인수해 타이어뱅크가 국내 공장을 맡는 방안도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은 한국과 중국 공장 등을 분리하는 데 부정적이다. 강성노조를껴안을 해외기업이 있을 지도 미지수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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