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귀국하자마자 추경 설득 ‘강행군’…국회 방문해 주요 인사 만나 ‘협조’ 요청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박12일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협조를 요청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미국의 철강 수입품에 대한 ‘관세폭탄’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등 대외 현안이 일단락된 상태에서 이제 추경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경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 부총리는 27일 오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하자마자 짐을 풀을 여유도 없이 곧바로 국회로 향해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자유한국당에선 김성태 원내대표와 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을, 바른미래당에선 김동철 원내대표와 지상욱 정책위의장, 민주평화당의 조배숙 당대표, 정의당의 이정미 당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을 각각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 피해지역 지원 등을 위한 4조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16일 주요 20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출국해 양자 및 다자 면담을 통한 숨가쁜 경제외교를 펼쳤다. 총회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을 철강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해 므누신 장관으로부터 한국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G20 회의 직후 유럽을 거쳐 베트남으로 이동,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ㆍUAE 순방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의 UAE 방문 일정이 모두 끝나지 않았지만, 필요 일정만 수행하고 27일 먼저 귀국한 것이다.이번 7박12일의 해외출장은 비행기에서 4박을 하는 강행군 일정으로, 비행 거리만 5만2000km에 달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지구를 한바퀴(4만km) 도는 것보다 긴 거리다.

해외출장에 이어 곧바로 국회를 찾은 것은 추경 때문이다. 정부는 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조만간 마무리해 빠르면 다음주초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다음,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추경안을 4월중 국회에서 통과시켜 5월부터 집행한다게 정부의 목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조배숙 당대표를 예방,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추경 규모는 작지만, 국회 심의엔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은 정책의 실패를 또다시 국민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남발로 인한 재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전쟁이나 천재지변, 대량실업, 경기침체, 남북관계의 변화 등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향후 3~4년 사이에 20대 후반의 에코붐 세대 인구가 약 40만명 증가해 ‘재난 수준’의 청년실업 사태가 예상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의 공장폐쇄가 임박한 군산 등 구조조정 피해지역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원도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고 세계잉여금과 기금여유 자금 등을 활용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개헌이라는 초대형 이슈까지 겹쳐 복잡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추경 심의가 정치공방의 제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김 부총리가 정치권에 보여준 강행군 ‘성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hjle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