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야구 보인다?…팬들의 성급한 판세 예측

전문가 분석 아닌 필부필부 3경기 촌평
3강 4중 3약…팀 분위기, 실책이 최대 변수
선수 영입 성공했지만 응집력 부재 노출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가 팀당 144경기 중 불과 3경기만 치렀는데, 벌써 “글렀다”, “이번엔 왠지 일 내겠다”는 평가가 국민들 사이에 나온다.

전체경기의 2% 밖에 채우지 못했으니, 3경기 성적이 최종 결과물로 이어지기 보다는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반론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3경기를 지켜 본 팬들은 마치 조강지처(糟糠之妻) 처럼 안다. “그 팀 답다”, “또 저러네”라는 것이 무엇 뜻인지를.

[사진=2018 한국프로야구 10개팀 감독, 출처=연합뉴스]

3강4중3약= 통계학적으로도 5000만 우리 국민의 동향을 알기위해 1024명의 표본만 조사해도 분위기파악이 가능하다. 성급한 진단은 그래서 유효하다.

3강4중3약이다. 심지어 가을야구, 5강후보 마저 보인다. 이 ‘성급한 진단’을 틀리게 하려면 3약팀과 연패팀은 꽤 큰 수술이 필요해 보인다. ‘성급한 분석’을 필부필부의 시각에서 해봤다.

27일 밤 경기결과 3경기를 마친 순위는 황금분할처럼 돼 있다. 공동1위에 3연승의 NC다이노스와 SK와이번스가, 공동꼴지에 3연패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있다. 2승1패 공동3위로는 기아 타이거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스가, 1승2패 공동6위엔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스, kt 위즈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작년엔 기아-두산이 근소한 차이로 1,2위, 롯데-NC가 반게임차로 3,4위, SK가 4위, 6위와는 꽤 차이를 둔, ‘섬’ 같은 5위, LG-넥센이 반게임차 6,7위를 기록했고, 7위와 뚝 떨어져 한화, 삼성, kt가 차례로 8,9,10위 최하위권에 포진했다.

하위팀 전통적 ‘~스럽다’ 되풀이= 안타깝게도 3게임을 치른 상황에서 중위권 후보들의 미세한 변동만 있을 뿐,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은 작년 전체 성적과 거의 일치한다.

필부필부들이 ‘~스럽다’는 것은 바로 팀 분위기이다.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문가들 처럼 10개팀의 개별 전력을 쪼개 분석한 뒤, 이를 다시 산술적으로 합쳐 일정한 결과를 도출할 새가 없다. “허이구, 싹수가 보여”라는 식이다.

‘싹수’는 바로 개별 전력들이 어우러져 종합예술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흐름, 기류, 분위기를 보는 것인데, 가장 큰 것이 ‘프로답지 못한 실책’과 ‘집중력의 순간 해이(解弛)’이다.

못할수록 시민들의 논평이 많은 법이다. LG는 3패중 2패가 내야수의 실책 한방 때문에 나왔다. 한화는 2패 모두 결정적 실책에 울어야 했다. kt 역시 보이는 실책,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기선과 전세를 제압당했다.

버스 떠난뒤 거포 가동= 27일 경기에서 kt는 1회엔 집중력 부족으로 2사 후 2점을, 4회엔 2루로 달리던 주자의 아웃타임인데도 볼을 놓쳐 3점을 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LG와 한화 역시 내야수의 어이없는 실책에 경기를 패했다.

한화와 kt는 경기 후반부 최진행, 호잉, 강백호가 가공할 펀치력을 시위했지만 이미 버스가 떠난 때였다. 대패 와중에 막판 거포 몇 방 날리는 것은 동서고금 하위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것을 다음 경기 희망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전문가가 하는 위로의 말이다.

작년 3위했을 때 보다 타선을 중심으로 더 강해졌다던 롯데는 실책도 크지 않은데, 타격의 응집력이 보이지 않는다. 따로 노는 느낌. 개막전에 SK에 아깝게 지더니 그 후 두 경기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를 당한다. 전문가들은 점수 내주는 쪽에 관심을 기울이며 포수의 문제 등이라고 기술적으로 진단하지만, 팬들은 잘하는 선수들 더 모아놨더니 팀 플레이를 더 안한다고 힐책한다. 분노와 정신력이 힘과 펀치력을 압도하는 경우는 동서고금 흔하다. 이런 분위기는 삼성도 비슷하다. 집중력 문제를 노출한 kt 역시 명망가 강타자들이 즐비한데도 이어내지 못하고 있다. 될 듯 말 듯 하다 결국은 안되는 쪽으로 귀결되는 팀 분위기라는 것이 필부필부들의 촌평이다.

잘 하다가 삐끗 & 불안= 세상을, 한 나라를 쥐락펴락 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개폼’ 잡으려고 독트린을 발표하고 핵심 아젠다를 순서대로 설파하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 구성원의 응집력, 목표지향성의 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SK와 넥센은 상대팀의 실책 덕을 톡톡히 봤다. 지금은 1,3위 상위권에 있지만, 팬들이 보기에도 문제가 확연히 보인다. SK는 무서울 정도로 잘 나가다 어느 순간 강팀 맞나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 넥센은 응집력과 집중력을 갖고 잘하다가 한번 꼬이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팬들은 입을 모은다.

3승의 SK는 세경기를 마친 현재 실책이 가장 많은 팀이다. 한화나 LG 처럼 결정적인 실책이 적어서 그렇지, 그 실책들이 큰 것이었고 상대팀이 에러를 범하지 않았다면 2승1패나 1승2패쯤 됐을지도 모른다.

팀 분위기 미묘한 부분 찾아내기= 5~6년전 두산은 공격력 최상위권, 수비율 최하위권의 성적으로 중위권에 머무른 적이 있다. SK는 현재 기아에 이어 공격력 2위이다. 실책은 1위. 즉 지금 처럼 흘러가면 홈런이 팡팡 터져도 3위 이내 진입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작년 9월 중순까지 4,5위를 넘나들던 넥센은 그 이후 역전패, 연장전 패배를 밥 먹듯이 하면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초보 장정석 감독은 이런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팀분위기 ’짱‘,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였던 넥센은 그렇게 오랜만에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경기 초중반 잘 나가다, 더 달아날때 달아나지 못하고 후반부에 무너졌다. 올해 이긴 두 경기는 한번은 자력으로, 한번은 상대(LG)의 실책으로 역전승 했다. 경기를 앞서나가다가도 사소한 위기에 갑자기 위축되고 불안해 하는 모습은 작년부터 보였다. 감독-코치-선수들 사이에 미세하지만 큰 영향을 미칠, 이런 기류에 대해 얘기해봐야 한다.

3강 중 NC 결점 안보여= 팬들은 부동의 3강 후보로 기아, 두산, NC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딱 봐도 무조건 5강이다.

팬들이 최상위 후보군에 할 말은 별로 없다. 기분이 좋으면 됐지, 까칠하게 볼 이유도, 근거도 적기 때문이다.

3팀 모두 투타가 안정돼 있고, 지더라도 이길 것 같은 분위기가 건재하다. 명망가 중심이 아닌 잠재력과 실력 중심의 선수 선발도 잘 된 것 같고, 주전 라인업을 바꿀 필요가 적은 기아를 제외하면, 두산과 NC는 꼭 필요한 만큼의 세대교체, 즉 ’화수분‘ 야구 체계를 갖춘 점도 보인다.

굳이 더 괜찮다 싶은 팀은 NC이다. 3경기 중 1패씩을 안은 기아와 두산은 상대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 팀분위기가 노출되지만, NC는 현재로선 티끌 찾기가 쉽지 않다는게 필부필부 샐러리맨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달랑 3경기만 보고도 필부필부들은 3강4중3약을 가려냈다. 때마침 현재 순위와 꽤 닮았다. 남은 것은 5약들의 체질, 팀분위기 개선, 감독의 발상 전환 등 꽤 크게 메스를 대는 일이다. 이 성급한 판세 예측이 뒤집어 지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더 재미있는 페넌트 레이스(pennant race)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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