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리베이트 제약사 약가인하 처벌…제약사 “억울하다”

-복지부, 11개 제약사의 340개 약제비 인하
-연간 약 170억원의 약제비 절감 기대
-제약사, 행정처분 취소 소송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의 의약품들이 약가인하라는 처벌을 받게 됐다. 불법 리베이트 행위로 인한 이미지 실추와 함께 약가인하라는 실질적인 핸디캡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에서 리베이트가 사라지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반면 약가인하 통보를 받은 제약사 중 몇곳은 이번 처벌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회의를 통해 불법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적발된 11개 제약사의 340개 약제에 대한 가격을 평균 8.38% 인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처분 대상 제약사는 2009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적발 또는 기소 이후 법원 판결 확정을 받은 곳들이다. 약가가 인하되는 의약품은 CJ헬스케어가 120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고 한올바이오파마(75개), 일양약품(46개), 파마킹(34개), 일동제약(27개), 한국PMG제약(14개), 한미약품(9개), 영진약품(7개) 순으로 많았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위반 약제가 건강보험 약제급여 목록에서 삭제된 후 동일 성분으로 재등재 또는 양도·양수로 타 제약사에서 재등재한 8개 제약사 11개 약제에 대해서도 약가 인하처분을 하기로 했다. 이는 약가인하 처분대상 약제를 약제급여 목록에서 삭제한 다음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 동일 성분의 약제를 자사 또는 타사에 양도ㆍ양수하는 방식으로 재등재해 약가인하 처분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1개 제약사 340개 품목에 대해 평균 8.38%가 인하율을 적용, 연간 약 170억원의 약제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수수자와 제공자 모두를 강력히 제재하는 등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복지부의 리베이트 제약사 대상 약가인하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불법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경종을 다시 한 번 울리는 계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불법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각종 제도 도입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되면 업계에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약가인하라는 제재까지 받게 된다”며 “불법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처벌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약가인하 통보를 받은 곳 중 몇몇 제약사는 복지부를 상대로 집행정지와 행정처분 소송을 할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 한올바이오파마, 일양약품 등이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에 동참하는 제약사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행정소송에 나서면 판결이 나기 전까지 약가인하가 유예돼 제약사로서는 당장 매출 타격을 늦출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제약사들은 당시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된 요양기관에 납품했던 전체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는 부당하고 리베이트는 영업사원의 개인 일탈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지부는 이번 행정처분이 정당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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