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결과]“박근혜 정부가 행한 또 하나의 국정농단 사건”

- 28일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 활동 결과 발표
- ‘국정화’는 반헌법적ㆍ불법적 국정농단 사건 규정
- 이병기 전 비서실장, 김상률 전 교문수석 등 수사의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청와대의 기획과 교육부의 동조 속에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며 진행된 ‘또 하나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규명했다. 후속 조치로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 관계자와 교육부 담당자에 대한 수사의뢰를 요구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고석규)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지난 7개월간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먼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국정화 사건’이라고 명명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헌법과 각종 법률,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어겨가면서 국가기관과 여당은 물론이고 일부 친정권 인사들까지 총동원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역사교과서 편찬에 부당하게 개입한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청와대가 독단적으로 기획하고 새누리당과 교육부, 산하기관, 관변단체 등을 총동원해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는 세부적인 사안까지 일일이 점검하고 개입했으며, ‘좌파척결’이라는 정치 아젠다를 내세워 국정화에 부정적인 역사학계와 교육계, 국민을 ‘좌파’나 ‘편향된 집단’으로 매도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개입 부분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하고 추진했으며, 이병기 비서실장 등은 위법하고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국정화 정책을 강행하고 교과서 편찬과 내용 수정까지 개입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교육부는 청와대의 지시에 동조해 국정화 논리를 적극 홍보하고 국정화 추진과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등의 기관을 동원해 국정화 실무를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가 국정화 지지 102인 교수 성명을 기획하고 실행했을 뿐 아니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처럼 국정화 반대 학자를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연구지원 사업에서 불법적으로 배제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한 후속조치로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할 것을 요청했으며, 김관복 고위공무원 등 교육부 관련자에 대한 수사의뢰도 요구했다. 더불어 이기봉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비서관 등 교육부 관련자 14명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는 등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진상조사위원회는 교육부장관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의지 표명을 요구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교육부의 역사교육 지원 체제 구축, 역사교과서 발행에 관한 제도와 법규의 개선,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역사 교육 방향 재정립, 역사교육을 위한 공론의 장과 기구 마련 등을 권고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초등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폐지를 포함해 교과서 발행 제도와 관련된 개선 조치가 시급하다”며, “교과서 검정은 탐구와 논쟁이 가능하고 다양성과 개성이 보장되는 교과서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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